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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시노달리타스는 교회 모든 구성원 간 상호의존적 관계 속에서 실현 | 2024-08-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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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자신을 위해 있지 않다. 교회는 구원받은 이들의 공동체로서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께 거룩하게 예배드리는 공동체이며, 복음선포의 명령을 받은 이들, 곧 그리스도 제자들의 공동체다. 성 토마스 아퀴나스에 따르면, 예배와 복음선포의 사명에서 제외된 그리스도인은 없다. 시노달리타스는 구성원 간 ‘관계’를 이루는 방법에 대한 것 경청, 의사결정에 관련된 조직이나 제도 마련에만 중점을 두고 시노달리타스를 보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시노달리타스에서는 우리가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가 더 근본적이다. 그래서 의안집은 1부 ‘관계들’의 첫머리에서부터, 시노달리타스를 그리스도의 제자들이 하느님 사랑에 도달, 응답할 수 있는 관계들을 만들어가는 방법들로 이해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관계들’에서 그리스도교 입문, 은사와 직무, 서품된 직무자의 역할, 그리고 지역교회들 간 관계를 다룬다. 이 관계들의 원천, 모델은 삼위일체 하느님이다.(22항-23항) 성체성사,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의 모델, 현현, 정점 시노달리타스의 기초는 세례성사로 인한 교회 구성원의 동등한 품위다. 동등성은 획일성이 아니라, 하느님 자녀로서의 동등성이다. 그런데, 2회기 의안집은 이런 세례성사적 기초보다 성체성사에 더 집중한다. 처음부터(10항) 끝까지 성체성사가 시노달리타스를 실현하는 역동성의 원천, 모델, 정점임을 역설한다. 성체성사에 모인 하느님 백성은 시노드적 특성을 드러낼 뿐 아니라 그런 교회를 성장시킨다.(1부) 성체성사에서 모든 이가 다양한 직무자들과 함께 그리스도인 공동체의 현존을 드러내고, 모두가 서로 구별된 형태로 받은 사명에 대한 공동책임성을 실현하기 때문이다. 성찬례에 모인 이가, 저마다의 몫으로 능동적으로 성찬례에 참여한다. 사제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성찬례를 집전, 그리스도께서 이 성사를 집전하고 계심을 성사적으로 드러내며, 신자들은 보편사제직으로 인해 ‘사제를 통하여 만이 아니라, 사제와 하나 되어 흠 없는 제물을 봉헌하면서 자신을 봉헌한다.’(전례헌장 48) 이렇게 사제와 신자들 모두 ‘동일한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 그러므로 ‘공통의 사명’에 저마다의 몫으로 참여하는 것이고 이를 가리켜 ‘분화된 공동책임성’이라 한다. 성체성사는 시노드 정신을 살아가는 교회가 관계들을 돌보고 발전시키며 공고하게 하는 과정들의 원천, 정점이며(2부 머리말), 시노달리타스 양성이 이루어지는 가장 근본적 장이다.(55항) 성체성사의 강조는, 시노달리타스를 외적 활동이나 제도 수립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됨을 보여준다. 시노달리타스가 교회의 삶과 활동의 ‘방법’에 대한 것이지만, 그것은 ‘사회적’ 방법이 아니라 ‘교회적’ 방법에 대한 것이다. 은사를 실현하는 첫 번째 장은 일상의 삶과 관계들, 상황들 교회 구성원이 어떤 관계 속에서 함께 살아갈 것인가는 각자 받은 은사와 직무를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와 관련된다. 교회는 ‘친목단체’가 아니라, 사명을 수행하도록 하느님이 각자 저마다 다른 길로 부르시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의안집은 은사를 드러내는 것을 활동이나 조직, 단체에 한정시키는 것을 피한다. 은사는 일차적으로 일상적 삶, 가족 관계, 사회적 관계, 그리고 공동선을 위해 일하는 구체적인 상황들에서 드러나야 한다. 이러한 입장은 앞서 시노달리타스를 활동이나 조직 개편, 혹은 구조 변화로만 생각하는 것에 주의를 요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 시노달리타스는 ‘내가 있는 지금 여기에서’ 실현되어야 한다. 한편 은사는 자신의 ‘소유’가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는 교회의 가르침을 재확인한다. 제도화된 혹은 제도화될 수 있는 직무들 보편사제직에 기초해 평신도의 다양한 직무에 대해 숙고할 필요성을 언급한다. 이미 자의 교서 「주님의 성령」과 「오래된 직무」에 따라 독서직, 시종직, 그리고 교리교사 직무가 평신도에게 부여됐다. 제도화된 이 직무들의 구체적 수행 방식은 합법적 권위가 정할 것이며, 교회의 삶과 지도에 관련된 직무들, 특히 이에 대한 여성 참여 문제는 신앙교리부와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 연구팀이 연구하고 있음을 밝힌다.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해 필요한 새로운 형태로서 경청과 식별의 직무가 언급된다. 이는 시노드적 방식의 경청과 식별을 구현하기 위한 것이다. 여기에도 몇 가지 주의를 요청한다. 즉 그 직무들은 지역교회 상황에 부합하게 수행돼야 한다. 무엇보다 경청과 식별, 동반을 직무자의 몫으로만 여겨서는 안 되는데, 이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초대받은 삶의 방식이기 때문이다.(34항) 주교직·사제직·부제직, 하느님 백성의 공통사제직 간의 상호의존성 신자와 성직자의 관계는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해 시노드 여정 초기부터 중요하게 여겨졌다. 의안집은 서품된 직무자들이 맺어야 할 관계의 특성을 두 가지 관점에서 다룬다. 첫째는 권위를 피라미드 방식이 아닌 시노달리타스 방식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둘째, 교회 안 다양한 직무자들 간의 ‘상호의존적 관계’이다. 서품직무 곧 주교, 사제, 부제, 어느 한 직무도 고립된 채 이해될 수 없다. 이들은 상호의존적이어서, 다른 직무자와 함께 직무를 수행한다. 그리고 이들은 서품된 직무자들끼리만이 아니라, 보편사제직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하느님 백성과의 유기적 관계 안에서 직무를 수행한다.(37항) ‘상호의존성’, ‘호혜성’은 2회기 의안집이 교회 구성원 간 관계를 이해하는 핵심개념이다. 지역교회들 간 선물의 교환, 그리고 세상 안에서 친교의 성사 마지막으로 의안집은 구성원 간 관계성을 지역교회들 차원으로 확장한다. 여기에 작동하는 기초 개념은 다양성을 포용하는 일치, 곧 ‘보편성’(catholicity)이다. 시노달리타스는 지역교회 내의 관계들을 통해서 만이 아니라 다른 지역교회들과의 관계망을 통해서도 실현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각 지역교회가 가진 고유한 ‘선물’들이 고려돼야 하며, 교회들은 이 ‘선물들의 교환’을 통해 하나인 교회, 친교를 이룬다. 교회의 이런 모습 자체가 세상 안에서 ‘함께 걸어가는 공동체’로서의 성사적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는 이런 선물의 교환이 비가톨릭 그리스도인들, 비그리스도인들과도 이루어지길 희망한다. 이처럼 의안집이 제안하는 시노달리타스 실현은, 단순히 시노드적 절차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나와 타자, 공동체, 다른 지역교회, 세상의 다양한 문화 및 종교와의 관계에서의 회심, 곧 관계적 회심을 전제한다. 글 _ 최현순 데레사 교수(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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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14 오전 8:32:1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