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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방 이어 준 가교, 요한 카시아누스 영성을 담다 2024-08-14

365년경 오늘날 루마니아 지역인 소(小)스키티아에서 태어난 요한 카시아누스는 ‘동방 수도승 생활의 보화를 서방에 전한 전통의 전달자’, ‘동방과 서방을 이어 준 가교’로 평가된다. 이를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의 화두인 내적 생활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24권으로 구성된 「담화집」은 12권의 「제도집」과 함께 동방과 서방 교회에 수도승 생활의 길잡이로서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동방 수도승 생활과 영성을 서방에 전하고 꽃피운 대표작이다. 아울러 역사상 처음으로 저술된 영성 신학의 걸작으로 일컬어진다. 이번 책은 한국교부학연구회의 ‘그리스도교 신앙 원천’ 시리즈 12~13권으로 발간됐다.


카시아누스는 십대 후반 베들레헴 수도원에서 수도승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다 당시 수도승 생활의 발상지이자 성지와도 같았던 이집트의 매력에 깊이 빠져서 12년을 머물렀던 카시아누스는 에바그리우스를 만나 제자이자 동료가 됐다. 하지만 오리게네스 논쟁에 휘말려 콘스탄티노플로 가서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보호를 받는다. 요한 크리소스토무스의 유배와 관련해 로마에 갔다가 십여 년 가까이 머물며 사제로 서품된 카시아누스는 이후 갈리아(현재 프랑스)에 가서 두 개의 수도원을 세우고 여생을 마쳤다.


카시아누스는 이집트에서의 수도승 생활 등을 바탕으로 동방 교회 수도승 생활의 핵심 요소를 수도승 생활이 발달해 있던 서방 교회에 전하고 적용하려 했다.


「담화집」의 각 담화에서는 카시아누스가 해설자이고, 한 이집트 원로가 화자며, 게르마누스가 대화자다. 카시아누스는 책을 통해 더 진보한 영성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내적 인간의 양성’에 관해 살핀다. 특별히 ‘분별’(diakrisis)과 ‘마음의 순결’, ‘세 가지 포기’, ‘끊임없는 기도’를 다룬다. 그는 분별력이 부족해서 그릇된 길로 빠진 사람들의 불행, 이 덕의 훌륭함과 유익함, 그리고 이 덕을 연마하는 방법을 설명한다.


교부들 저서 중 「담화집」만큼 서방 수도승 영성과 그리스도교 영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작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카시아누스는 때때로 이름이 언급되지 않은 채, 대(大) 그레고리우스 및 토마스 아퀴나스와 같은 서방 사상가들에게 영감을 줬다. 성 베네딕토는 「수도 규칙」에서 카시아누스의 작품을 읽으라고 권고했다. 그의 저서들을 통해 서방 수도승 생활은 참된 방향을 잡고 본격적으로 길을 준비해 갈 수 있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8-14 오전 8:32:10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