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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탕물마저 귀한 땅 “더는 물 때문에 아프지 않길” | 2024-08-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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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물… 하늘나라에 가서나 이뤄질 꿈일까요?” “평생 맑은 물을 마셔본 적 없다”는 우간다 아테데 마을 주민 미카라(36) 씨는 하루 3번 왕복 1시간씩 물을 길으러 다닌다. 이 물도 더러운 고인 물이라 항아리에 부어 놓고 다음 날에나 떠 마신다. 자식 10명의 어머니인 그는 “아이들이라도 좋은 물을 마시며 안 아프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한국희망재단(이사장 서북원 베드로 신부)은 마실 물이 없어 흙탕물을 먹는 우간다 아테데 마을 주민들에게 식수시설을 마련해 주는 ‘생명을 살리는 물’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우간다 북부 오모로 지역에서도 외딴 이곳은 정부와 반군의 충돌이 20년간 이어지며 지역 기반이 파괴되고 개발이 지연됐다. 식수위생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주민들은 오염된 물을 마셔야 하고 때문에 수인성 전염병에 만성적으로 고통받고 있다. 하루 한 끼도 겨우 먹는 실정에 우간다에서도 소외된 지역이라 전국에서 문맹률도 가장 높다. “마을에는 우물이 없어요. 커다란 나무 밑 고인 물이 모두의 식수예요. 염소와 소도 같이 마셔서 어린이들이 툭하면 다쳐요. 건기에는 낙엽이 떨어져 회충 알이 흐늘거리죠. 펌프 시설이 있는 곳은 마을 학교뿐인데 그마저도 자주 고장나 눈 딱 감고 흙탕물을 마실 수밖에요. 병원도 너무 멀어 장티푸스에 걸려도 앓기만 합니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고인 물을 식수로 쓰는 현실이다. 이곳은 화장실 없이 살아가는 문화라 우기에는 고인 물에 사람과 동물의 오물이 섞여 들어가 전염병 발생률이 극히 높다. 또 주민들은 어려서부터 무거운 물통을 이고 다니기 때문에 나이가 들수록 병든 몸이 된다. 아프리카 문화에서는 주로 여성과 어린이가 물을 뜨러 먼 길을 다닌다. 이들은 가슴 통증이 심하거나 목을 움직이기 힘들어 고개를 숙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포장도 안 된 길을 걷다 머리 위 물통의 무게를 견디지 못해 미끄러지고 넘어져 손과 다리가 부러져도 이 악물고 방치할 뿐이다. 식수시설이 생겨 안전한 물이 보장되면 주민들은 비로소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다. 어린이들이 물을 구하러 가느라 학교에 빠지는 일도 없게 된다. 수인성 질병도 현저히 줄고, 물 뜨러 다니는 시간도 소득 창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사장 서북원 신부는 “물로라도 허기진 배를 채우길 소망하는 이웃들이 지구 반대편에서 신음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흙탕물인 줄을 뻔히 알면서도 그를 마셔야 하는 우간다 아테데 마을 주민들의 고통에 공감해, 그들이 맑은 물을 마시며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기도하고 도와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 캠페인 후원금은 수원지 개발, 식수시설 건립, 주민 중심의 식수관리 위원회 조직, 주민 위생교육 등에 쓰일 계획이다. ※ 후원계좌 농협 301-0288-1075-91 (사)한국희망재단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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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8-12 오후 12:12:03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