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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심의 세계화는 폭력을 부추긴다 | 2024-08-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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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주교회의 의장 기쿠치 이사오(일본 도쿄대교구장) 대주교는 6일 일본 교회가 ‘2024 평화를 위한 10일 기도’에 돌입하면서 ‘평화를 찾아가는 시노드의 여정''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1939년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한 반성을 전하고 다시금 세계가 전쟁과 폭력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고 요청한 것이다. 기쿠치 대주교는 7월 16일 일본 주교회의 홈페이지를 통해 ‘무관심은 생명을 앗아갑니다(無?心はいのちを奪います)''란 주제 메시지를 공개하면서 우크라이나·팔레스타인·이스라엘·미얀마 등 전 세계에서 확산하고 있는 ‘폭력’에 우려를 전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 세계는 ‘악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지만, 지금 지구촌을 보면 이 다짐이 지켜지고 있는지 의문”이라며 “한 번 (폭력이) 시작되면 끝을 알 수 없다”고 슬퍼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특히 “인공지능(AI) 확산과 더불어 ‘무관심의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기술 발달 이면에 퍼진 ‘인간 소외'' 현상에 주목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요즘 세태를 보면 모든 사람이 화면 속 단절된 ‘무언가’로 취급되고 있는 듯하다”면서 “그러나 현실에서 생명을 박탈당하고 있는 것은 우리 형제자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폭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인간이며 이를 부추기는 것은 우리의 무관심”이라고 말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오는 2025년 희년이 ‘평화를 향한 시노드’가 펼쳐지는 기점이 되기를 기도했다. 기쿠치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우리에게 가장 취약한 형제자매들과 동반하는 길, 즉 시노드 여정을 함께 걷기를 요청하고 있다”면서 “수없이 목격해온 생명에 대한 폭력을 멈출 수 있는 것은 우리 자신뿐이라는 점을 기억하고 절망의 깊은 곳에는 교회가 희망의 순례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교회는 1982년부터 매년 8월이면 ‘평화를 위한 10일 기도’를 바치고 있다. 이는 1981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일본 히로시마에서 전한 “과거를 기억하는 것은 미래에 참여하는 것”이란 가르침을 이어받아 과거의 ‘원죄’를 기억하고 평화를 지키기 위한 행동에 동참하길 다짐하는 시간이다. 이 기간 일본 교회는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회와 강연·세미나를 열어 평화와 정의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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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8-07 오전 8:12:03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