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육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늘 육체적인 것에 관심을 갖습니다. 그런데 인간은 영(靈)을 가진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영적으로 사는 사람들은 어떤 분들일까요? 늘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하느님께 향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그 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어떻게 하면 하느님의 뜻에 맞는 삶을 살아가는 것일까?’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주시는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사랑하는 것이 쉬울까요, 미워하는 것이 쉬울까요? 사랑하는 것이 쉬운 사람은 영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고, 미워하는 것이 쉬운 사람은 아직도 육적인 삶을 살아가는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육적인 삶에서 영적인 삶으로 옮겨갈 수 있을까요? 육적인, 외적인 변화를 원할 때 자매님들은 가정 먼저 미장원에 갑니다. 조금 더 큰 변화를 원하면 성형외과에 갑니다. 이곳저곳 손을 좀 봅니다. 그러면 아마도 눈에 확 띄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입니다. 남자의 경우에도 이발소에 가고 좋은 옷을 입거나 구두를 깨끗이 닦아 봅니다. 이렇게 외적인 변화를 줄 때는 어떤 때일까요? 아마 중요한 자리에 갈 때일 것입니다. 예식장에 가거나, 중요한 잔치에 가거나, 소중한 사람을 만나러 갈 때 그렇게 할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이 예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 앞에 갈 그 날 육체는 필요 없어집니다. 육체는 죽어서 땅에 묻힙니다. 그때 우리는 영적인 몸을 가지고 하느님 앞에 갑니다. 그렇다면 영을 예쁘게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간의 잔치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엄청난 하느님의 잔치에 불림받아서 가는데, 예쁜 모습으로 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영적인 변화가 단시일 내에 쉽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하룻밤 철야기도를 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들의 영혼은 너무나 방치되어 왔기에 처음부터 완전히 다시 손을 보아야 합니다. 그렇게 오랜 영적 변화의 과정을 거쳐야 제대로 된 영적인 모습을 가지고 하느님 앞에 갈 수 있습니다.
글 _ 정치우 (안드레아, 복음화학교 설립자)
정치우는 ‘복음화’라는 말조차 생소했던 1990년대 초, ‘세계 복음화 2000년’이라는 화두를 한국 교회에 던졌다. 가톨릭 평화방송 TV에 출연, ‘정치우의 TV 복음화학교’라는 제목으로 48개의 강의를 진행했으며, 가톨릭신문과 가톨릭평화신문에 연재를 하는 등, 저술 활동에도 매진하고 있다. 저서로는 「길이 있어 걸어갑니다」, 「위대한 기적」, 「위기의 대안으로서의 평신도 영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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