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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급증하는데 교회 관심은 제자리 2024-07-24

1인 가구 증가에 따라 교회가 이들의 사회적 고립을 막고 공동체성을 회복할 수 있도록 사목적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인 가구 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한국 교회는 독거 어르신 사목뿐 아니라 청년·중장년 1인 가구의 특징과 상황을 고려한 사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1인 가구는 34.5%로, 세 집 걸러 한 집은 혼자 살고 있다. 2018년 29.3%였던 1인 가구는 2019년 30.2%, 2021년에는 33.4%로 증가했다. 1인 가구 급증 현상에는 저출산과 고령화뿐 아니라 결혼에 대한 가치관 변화에 따른 비혼, 이혼을 비롯해 사별과 별거 등이 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 교회는 가족 중심의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바탕으로 가정 중심의 사목에 집중해왔다. 가정에 관한 교회 가르침은 대부분 혼인의 거룩함과 가정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가정 공동체」에서 혼인과 가정에 대한 가치를 강조하면서도 “가정이 없는 이들에게는 커다란 가정인 교회의 문이, 교구 가정과 본당 가정에서, 교회 기초 공동체와 사도직 운동에서 구체적으로 표현되는 교회의 문이 활짝 열려야 한다”(85항)고 밝히고 있다.

대구대교구 서찬석 신부는 ‘한국의 청년 1인 가구에 대한 사목신학적 고찰’ 주제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이들(청년 1인 가구)의 신원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작업이 교회 내에 없었더라도, 이미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 대한 사목적 배려는 분명 필요하다”면서 “교회는 가정이 해체되는 상황과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홀로 살아가는 이들이 겪는 아픔에 대해 외면할 수 없다”며 1인 가구에 대한 사목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장 김민수 신부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큰 변화는 1인 가구 증가 현상”이라며 “교회는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신부는 “탈종교화 현상으로 이미 많은 신자가 나가고 있고, 저출산까지 겹쳐 교회에는 사람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1인 가구를 위해 교회가 다양하게 접근해 사목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 관악구 대학동 고시촌에서 1인 중장년들과 생활하는 이영우(서울대교구) 신부는 “1인 가구는 청년부터 노인까지 고르게 분포되어 있다”면서 “독거 어르신은 반찬 나눔으로 연결이 되는데 청년·중장년 1인 가구는 성당에 찾아오지 않고, 교회도 이들을 찾으러 가지 않기에 서로 만날 수 있는 교점이 없는 게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신부는 “교회가 지역 사회와 연대해 성당 공간들을 지역 주민들을 위해 개방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시의 1인 가구 밀집지역으로 꼽히는 강남구 역삼1동·광진구 화양동 등을 관할하는 본당에 확인한 결과, 1인 가구를 위한 모임이나 이렇다 할 프로그램은 없었다. 한편, 20~40대 청년 5000여 명이 원룸촌에서 몰려 살아 ‘청년노동자들의 고립된 섬’이라 불리는 인천 넙디마을 관할 본당에는 청년회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1인 가구로 살고 있는 양모니카(45)씨는 “1인 가구로 살다 보니 스스로 곧 떠날 수도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본당에 적응하는 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면서 “본당에서 쭈뼛쭈뼛 혼자 다니는 사람이 보이면 좀더 환대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씨는 “구청이나 주민센터에는 반찬 만들기나 생태 관련 프로그램도 많은데 성당에도 1인 가구를 위한 친교의 장이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4-07-24 오전 11:12:09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