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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 교회 조지·조니 형제, 전쟁 속 한날한시 사제품 받아 | 2024-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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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예수님의 손이요, 발이요, 그분의 마음입니다.”(조지 잘루프) “내 생애 영혼을 바쳐 그리스도께 봉헌드립니다.”(조니 잘루프) 내전과 전쟁의 폐허 속 시리아에서 쌍둥이 형제 사제가 탄생했다. 작은형제회 이스라엘 성지보호관구 소속 수도자 조지·조니 잘루프(28) 쌍둥이 형제가 6일 고향 시리아 알레포에서 사제품을 받았다. 알레포에선 17년 만의 사제 탄생이다. 알레포는 2011년 민주화를 요구하는 학생들의 낙서에서 비롯된 시리아 내전으로 큰 피해를 본 도시다.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이곳을 공습해 최소 12명이 숨지는 등 여전히 어둠과 아픔이 존재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인이 많이 살았지만, 오랜 내전으로 85%가 넘는 그리스도인이 이곳을 떠난 것으로 알려진다. 이런 상황에서 알레포 성 프란치스코성당에서는 17년 만에 사제서품식이 거행된 것. 한날한시에 태어난 조지·조니 형제는 알레포대목구장 한나 잘루프 주교에게 나란히 사제품을 받았다. 계속된 내전 속에 두 형제의 어머니는 아들들의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이들이 어릴 때부터 프란치스코회 수도복을 입히는 등 깊은 믿음으로 성장시켰다. 형제는 복사·교리교사·청년단체 활동 등을 하며 성장했다. 그러나 학창 시절 내내 도시는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 있었다. 형 조지는 “18살 때 스스로에게 ‘나는 왜 이 폭격 아래 있을까? 하느님께서 나에 대해 가지고 계신 계획이 대체 뭘까?’ 묻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는 매일 미사에 참여하고자 했고, 두려웠지만 ‘당신이 저희와 함께 있기에 아무것도 두렵지 않다’고 생각했다”며 “이러한 말씀은 저를 안심시켜줬고, 평화로 이끌어줬다”고 했다. 그는 작은형제회가 해마다 개최하는 회개와 속죄의 순례인 포르치운쿨라 축제에 참여하면서 성소를 깊이 느꼈다. 당시 마주한 누군가 그를 ‘신부님’이라 불렀고, 조지에겐 마치 주님의 표징으로 여겨졌다. “예수님처럼,예수님과 함께, 다른 이들의 영혼을 구하기 위해 삶을 바치고 희생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손과 발·마음이 되고자 합니다.” 동생 신부는 본래 리지외의 데레사 성녀의 삶에 영감을 받아 전쟁으로 아픈 이들을 돌보는 의사가 되길 원했다. 그러나 어느 순간 그의 마음에는 또 다른 꿈이 자리했다. 다른 방식으로 삶을 주님께 봉헌하고자 하는 열망이었다. “주기도문을 외우던 중이었어요.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라는 구절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죠. ‘주님은 언제나 당신의 뜻을 이루셨고, 이 땅에 몸을 돌보는 의사는 이미 많지만, 영혼을 살피는 의사는 거의 없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어요.” ‘영혼의 의사’를 꿈꾸는 조니 신부는 “제가 가진 공허함은 이웃에게 받은 사랑으로 채워졌다”며 “저는 그들을 위해 삶을 바칠 것이며,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행하신 일을 제가 하도록 초대받았다”고 거듭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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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23 오후 5:52:14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