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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름 휴가철에는 이 책을! 2024-07-23

학생들 방학과 직장인 휴가가 집중되는 시기 ‘7말8초’는 그런 이유로 대표적인 여름 피서 시기다. 흔히 가을을 ‘독서의 계절’이라고 하지만, 여름 휴가철은 그간 눈인사만 나눴던 읽고 싶었던 책들을 긴 호흡으로 마주할 수 있는 때다. 실제 한 온라인 서점 통계를 보면, 소설 경우 최근 몇 해 동안 7~8월 도서 판매 증가율이 5~6월에 비해 20% 이상 높은 수치를 보였다. 
휴가는 잠시라도 쉴 새 없이 출퇴근길을 오가는 동안 느꼈던 번아웃으로부터 회복되고 싶은 시간이다. 올해는 산과 바다에서 혹은 집에서, 마음에 쉼을 주고 하느님 결을 느낄 수 있는 책과 함께 휴가를 보내보자. 교계 출판사 관계자들이 꼽은 휴가철 추천 도서들을 소개한다.


현존하시는 하느님 만나는 방법



「내 안의 휴식처」(바오로딸)는 자기 몸과 영혼을 잘 돌보는 것 안에 진정한 쉼이 있고 그 몸 안에 현존하시는 하느님을 만나도록 일깨우는 묵상서다. 


저자는 많은 이들이 휴식처를 잃은 현시대에 “무너지지 않는 휴식처, 아무리 바쁘고 시간이 없어도 곧바로 찾아갈 수 있는 휴식처는 없을까? 그런 휴식처를 지니고 살아간 사람들은 있을까?”라고 질문한다. 그리고 그 답을 예수님의 삶에서, 성인들의 삶에서 발견한다.


예수님, 아브라함, 모세, 성 베네딕토, 20세기의 마들렌 델브렐 등 소개되는 각 인물들은 고유의 삶의 방식과 태도 때문에 시련을 겪지만, 마침내 자기 안에서 휴식처를 발견하고 삶이 얼마나 자유롭고 온유하며, 겸손하고 사랑이 가득했는지 체험한다. 


그 휴식처는 휴식처가 필요하다는 것을 진정으로 동의하고 수용하는 사람만이 찾을 용기를 갖게 되고 얻게 된다. 출발점은 바로 자기 몸을 관찰하고 존중하는 데서 시작한다.



단순한 삶으로 완성하는 행복


프리드리히 실러는 “단순함은 성숙함의 결과다”고 했다. 「고요한 행복」(분도출판사)은 의식이 단순한 존재로 우리를 인도할 때 우리 안에서 무언가가 성숙해질 수 있음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여기서는 일상에서 마음을 가볍게 할 수 있는 52가지의 간단한 의식들이 소개된다. 


‘햇볕이 잘 드는 곳을 찾아 그 볕 아래 서세요. 이 햇빛 안에서 하느님의 사랑이 직접 당신 안으로 들어온다고 상상하세요’ 등 대부분이 몸으로, 호흡으로, 몸짓으로 하는 의식들이다. 


한 주 동안 매일 계절과 날씨 변화에 맞춰 책에서 이끄는 의식을 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이 순간에 그저 단순하게 존재하는 것이 행복의 기술임을 깨닫게 한다. 이는 떠들썩한 행복이 아니라 단순한 삶의 고요한 행복, 나와, 하느님 또 존재하는 모든 것과 하나 되는 순간에 단순하게 존재하는 행복이다.


피곤한 당신, 극복할 방법은 있다


지금까지 ‘다 나를 위한 일’이라고 믿고 열심히 살아왔는데 몸도 마음도 피곤하고 모든 것에 의문이 든다. 이때 느끼는 ‘피로’는 어떤 신호일까. 


「지친 하루의 깨달음」(가톨릭출판사)은 다양한 관점에서 피로를 관찰하고 그 원인과 대처 방법, 또 여러 사례를 다루며 이를 창조적으로 대처하는 방법을 찾도록 한다. 책은 네 가지 방향에서 피로감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모든 인간이 피로감을 느낀다는 사실에서 출발해서 피로감을 겪게 되는 다양한 이유를 찾아내 정리하고, 성경 및 영적 전통에서 발견할 수 있는 피로 대처법 등을 소개한다. 


특히 3장 ‘성경에서 만난 피로한 사람들’에서 ‘허무함을 극복한 베드로’, ‘모든 의욕을 상실한 엘리야’, ‘많은 일을 염려한 마르타’ 주제들은 흥미롭다. 각 인물이 어떻게 피로를 겪고, 이에 대처하는지 보여 주는 과정에서 오늘날 우리가 일상에서 어떻게 피로를 극복할 수 있을지 ‘팁’을 얻을 수 있다.


등산과 닮은 삶, 일상·신앙의 여정



인생은 자주 등산에 비유된다. 산을 오르고 정상에 도착하고 내려오는 과정은 삶과 묘하게 닮았다. 「인생이라는 등산길에서」(생활성서사)는 저자 안셀름 그륀 신부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등산을 통해 일상과 신앙의 여정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책은 등산을 준비하는 것처럼 ‘출발하기에 앞서’, ‘출발’, ‘정상에 오르다’, ‘산에서 내려오다’ 등으로 장을 나눠 인생의 순간들을 살핀다. 등산을 떠나기로 마음먹고 완벽에 가까운 계획을 세웠다 해도 산에 가기로 한 당일 상태에 따라 주저하게 되기도 하고, 때로 계획을 수정하거나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고민과 기다림의 시간은 우리가 산을 향해, 삶의 목표를 향해 나가는 디딤발이 된다. 인생이라는 삶을 내려온 후에는 하느님을 향한 새로운 여정이 기다린다. 


저자는 “우리는 걸음으로써 자신의 근심과 걱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고 한다. 아울러 “내가 걷는 것에 마음을 집중할 때 비로소 근심과 걱정, 목표점에 도달해야 한다는 강박감에서 해방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홀연히 떠난 사막에서 만난 하느님


「사막에서의 편지」(개정판·바오로딸)는 마흔이 넘은 나이에 사막으로 떠나, 그곳에서 10년 동안 침묵과 고독 가운데 기도에 전념했던 카를로 카레토의 영적 체험을 싣고 있다. 그는 가톨릭 운동 단체를 이끌며 이름난 활동가로 살다가 하느님의 특별한 부르심을 받고 홀연히 사하라 사막으로 떠났다.


이 책은 친구와 대화하듯 사막에서 했던 다양한 체험과 이를 통해 얻은 깨달음을 가감 없이 나눈다. 누구나 한 번쯤 따져 물어보았을 ‘침묵하시는 하느님’이나 기도 생활에 대해 공감할 수 있도록 풀어 나간다. 우리가 머무는 자리가 실제 사막이든 복잡한 현실이든 관계없이 삶 안에 하느님을 만나는 사막의 공간을 마련할 필요성도 알려준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 인간’이 ‘전부인 하느님’ 안에서 참된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들려주는 책은 바빠서 기도 시간이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또 피정을 원하는 이들에게 좋은 안내자가 되어준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7-23 오전 10:12:1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