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유럽의 축구 축제, 유로 2024는 스페인의 우승으로 마무리됐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스페인 대표팀 감독이 인터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축구가 아닌 신앙에 대한 질문이 나왔습니다.
맹현균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스페인 축구 국가대표 선수들과 루이스 데 라 푸엔테 감독이 승리를 만끽합니다.
이어진 인터뷰, 기자는 다소 생뚱맞은 질문을 던집니다.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축구 대표팀 감독>
"(무신론자인 저는 존중합니다만, 완전히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믿음과 하느님 사이의 관계를 말이죠. 최종 승리를 위해 모든 것을 집중해야 할 때, 하느님과 신앙은 어디에 있습니까?) 저도 당신을 완전히 이해합니다. 무신론자라고 해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입니다. 맞아요. 신앙은 개인적인 것입니다."
이같은 발언을 두고 현지 매체는 데 라 푸엔테 감독에게 신앙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그는 자신의 신앙을 숨기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스페인 고위 성직자들도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세비야의 호세 앙헬 메네세스 대주교는 자신의 SNS에 십자고상 앞에 서 있는 데 라 푸엔테 감독의 사진을 올렸습니다.
그러면서 "데 라 푸엔테 감독은 깊은 신앙심을 가진 사람"이라며 "공개적으로 그의 믿음과 헌신을 표현하는 데에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이라고 밝혔습니다.
메네세스 대주교는 "그는 개인보다 팀의 믿음, 겸손, 팀의 가치, 희생, 노력, 자신감을 전달하는 방법을 알고 있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고위 성직자도 감독의 발언에 주목했습니다.
호세 이그나시오 무닐라 주교는 "데 라 푸엔테 감독의 말을 듣고, 월드컵에서 우승했을 때 리오넬 메시의 발언이 떠올랐다"고 전했습니다.
메시는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뒤 "예수님의 말씀을 어떻게 기억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마태오 복음 10장 32절을 인용했습니다.
'누구든지 사람들 앞에서 나를 안다고 증언하면, 나도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 앞에서 그를 안다고 증언할 것이다'는 구절입니다.
두 고위 성직자는 자신의 신앙을 과시하지 않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드러냈다는 점을 높게 평가한 것입니다.
cpbc 맹현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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