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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은 나의 목자 | 2024-07-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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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제16주일의 화답송(시편 23)은 성경 말씀 중 가장 포근하고 전원적이다.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푸른 풀밭에 나를 쉬게 하시고 잔잔한 물가로 나를 이끄시어 내 영혼에 생기 돋우어 주시네.” 이 구절을 읊으면 구름 한 점 없는 코발트색 하늘 아래 푸른 언덕에 기대어 있는 목가적 풍경을 떠올릴 수 있다. 초여름의 한적한 초원에서 즐기는 평화로운 한때가 저절로 상상이 되는 동화 같은 구절이다. 시편 23장을 가사로 쓴 「가톨릭 성가」 50번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다. 깔끔하면서도 호소력 깊은 선율, 안정된 화성은 가사와 멋진 조화를 만들면서 마음을 적신다.(https://youtu.be/1BQObHkvakY?si=0GWdZ_0zhuvD5e6W) 시편 23장에 다른 선율을 붙인 곡도 감상해 보자. 영국 작곡가 존 루터(John Rutter, 1945~)가 작곡하고 오보에와 오르간, 그리고 혼성합창이 연주하는 ‘주님은 나의 목자’는 전원을 그리는 영화의 한 장면을 떠오르게 한다.(https://youtu.be/WOtsuzM6h7M?si=hp5pK0okeNMsmGgz) 루터는 대중적이면서도 고전적인 영국음악의 전형적인 형식을 담아내는 성가 작곡가로, 그의 작품은 일반적인 가스펠과는 조금 다르게 보다 고전적이고 전통적이면서 고귀한 느낌이 있다. 영성 넘치는 선율과 안정된 평온한 화성 진행은 루터의 성가곡들이 가지는 특성이다. 아일랜드 작곡가 스탠포드(Charles Villiers Stanford, 1852~1924)의 ‘주님은 나의 목자’도 들을 때마다 행복을 주는 음악이다. 아일랜드는 영연방에 속해 있었지만, 주종교가 가톨릭이며 1949년에 아일랜드 공화국으로 독립했다. 스탠포드의 음악은 아일랜드의 험난한 역사를 달래주고 위안해 주는 것처럼 차분하고 안정적이다. 이 곡은 어려운 조국에 잠시나마 평온한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는 작곡가의 소망이 잘 드러난 작품이다.(https://youtu.be/CAst6SdG_hU?si=LZj7eXT8u6Csu7B7) 젬린스키(Alexander Zemlinsky, 1871~1942)의 작품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젬린스키는 브람스·드보르작·말러·쉔베르그 등 빛나는 별 같은 작곡가들과 함께 활동했고 당대를 대표했다. 그의 조부는 가톨릭이었으며 어렸을 때부터 종교적인 배경에서 자랐다. 젬린스키의 작품은 극적이고 활기찬 전개와 순간적으로 클라이맥스에 다가서는 긴장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21세기 들어 그의 작품을 연주하는 횟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데, 시대를 뛰어넘은 몇 안되는 작곡가 중 한 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시편 23장을 가지고 작곡한 이 작품은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준다. (https://youtu.be/YXyEqCz2QtU?si=exZtphCI50xHm3pM)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 되뇔수록 평화로운, 축복 같은 구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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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17 오후 2:32:13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