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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갈등의 세상…함께 걸으며 역동적 교회로 나아가야 | 2024-07-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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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주교시노드 제16차 정기총회 제2회기(10월 2~27일)는 ‘핫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하느님 백성의 ‘참여’와 ‘포용’을 위한 구체적 방안들을 마련하는데 초점을 둔 것으로 나타났다. 교황청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7월 9일 교황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회기 의안집(Instrumentum Laboris)을 발표했다. 3년 동안 진행된 시노드 여정을 마무리하는 제2회기 의안집의 특징과 주요 내용을 살펴본다.
제1회기는 제기된 주제들을 망라하는데 주력했다. 제2회기 의안집은 이를 바탕으로 시노드 교회를 건설하기 위해서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 구체적 방안들을 논의하도록 이끈다. 이는 “가시적인 변화 없이 시노드 교회의 전망은 신뢰를 주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제1회기 의안집은 여성 부제, 사제 독신제, 성 소수자 문제 등을 두루 다룬 반면, 제2회기 의안집은 경청과 동반하는 사목, 본당 재정에 대한 평신도들의 더욱 폭넓은 참여, 그리고 본당 사목평의회 강화 등 하느님 백성의 교회 생활 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적 방안 마련에 집중한다.
■ 의안집 작성 과정과 구조
의안집 초안은 전 세계에서 선발된 20명의 신학자들에 의해 작성됐다. 이들은 지난 6월 4~13일 107건의 지역교회 ‘종합 의견서’ 외에 국제 본당 사제 모임을 비롯한 다양한 경로의 보고서를 포함한 175건의 의견서 등을 검토하고 초안을 작성했다. 이 초안은 다각도로 검토되고, 수정 및 보완을 거쳐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제출돼 승인받았다.
의안집은 서문과 주요 원칙들, 3부로 나눠진 본문, 결론 등 총 6개 부분, 112개 항, 30쪽 분량으로 구성됐다. 서문(Introduction)은 지금까지의 시노드 여정과 성과들을 다뤘다. 이어지는 ‘주요 원칙’(foundations, 1~21항)에는 ‘회심과 개혁의 여정’으로서의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신학적 성찰을 담았다. 여기서 의안집은 분열과 갈등으로 점철된 세상에서, 교회는 일치, 화해의 도구, 그리고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게 귀기울이는 경청의 표징임을 강조한다.
■ 교회 안의 여성
‘주요 원칙’의 3분의 1(13~18항)이 교회 안에서 여성의 가치에 집중된다. 교회 생활의 모든 영역에서 여성의 역할을 성찰하는 가운데, 특히 여성의 은사와 소명을 “더 온전하게 인정할 필요성”이 강조된다. “하느님은 여성을 예수님 부활의 첫 증거자와 선포자로 선택”했고, 따라서 여성은 “세례를 통해 온전한 평등을 누리고 성령으로부터 동일한 은사를 받으며 그리스도의 선교 사명을 수행하도록 불리운다.”
일부 문화권에서는 “여전히 남성우월주의(machismo)가 강하다.” 따라서, 제2회기는 “교회의 식별과 의사 결정의 모든 단계에서 폭넓은 여성의 참여”를 요청한다. 또 교구와 교회 기관에서는 물론 신학교, 신학원, 신학대학뿐만 아니라 교회법정에서 여성 판사의 역할 등 책임 있는 위치에 여성의 더 폭넓은 접근이 가능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이러한 제안은 여성 수도자들에게도 적용돼 그들의 삶과 카리스마를 더 많이 인정하고 지지하며, 책임 있는 직책에 그들을 기용할 필요성을 강조한다.
여성 부제직은 이번 시노드에서 가장 첨예한 논란이 된 주제다. 의안집은 일부 지역교회에서는 여성 부제직 허용을 요청하지만 다른 지역교회들은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고 지적한다. 여성 부제직은 제2회기 논의 주제에서 제외되지만 이에 대한 신학적 성찰은 시노드 일정과 별도로 계속 이어진다. 어떤 경우든 여성의 역할에 대한 성찰은 평신도들의 직무 강화라는 방향성의 맥락에서 이어질 것이라고 의안집은 밝힌다.
■ 제1부: 관계(Relations) ? 하느님과의 관계, 형제자매 간의 관계, 교회 간의 관계
서문과 주요 원칙에 이어, 의안집은 시노드 교회가 되기 위한 ‘관계’(22~50항)를 다룬다. 은사,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은 온갖 갈등과 모순, 혼돈 속에서도 정의와 평화, 희망을 추구하는 세상 ‘안에서’, 그리고 그러한 세상을 ‘위해서’ 본질적이다.
많은 젊은이들이 교회가 더 이상 제도나 관료 조직이 아니라, 역동적 관계에 바탕을 둔 교회를 요청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제2회기는 ‘경청과 동반’에 관한 새로운 교회 직무들을 논의하고 제안할 수 있을 것이다.
■ 제2부: 양성 과정과 공동체 식별(Pathways)
‘관계’들은 양성과 공동체 식별의 ‘과정’(Pathways, 51~79항)을 통해 그리스도교적으로 발전돼야 한다. 이를 통해 교회는 적절한 결정을 내리고, 모든 이가 책임감을 갖고 참여하도록 해 준다. 의안집은 특별히 여러 세대가 함께 생활하며 강하고 약한 사람, 소외된 이들이 함께 섞여 있는 가정은 시노달리타스의 학교가 된다고 강조한다.
시노달리타스의 구현을 위해서 ‘책임’과 ‘투명성’이 특별히 강조된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의안집에서 “시노드 교회는 투명성과 책임의 문화와 실천을 모두 필요로 한다”며 이는 “공동의 사명을 공동으로 책임 지는데 필요한 상호 신뢰에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오늘날 교회의 투명성과 책임에 대한 요구가 더욱 요구되는 이유는 교회의 재정 비리와 성 추문에 의해 교회에 대한 신뢰가 추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어 “투명성과 책임감의 부족은 성직주의를 더욱 부추긴다”(75항)고 밝혔다.
책임감과 투명성은 성 추문과 재정 비리에 국한되지 않고, 사목 계획과 복음화 방식,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 방식 등 교회의 모든 활동 영역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모든 종류의 직무 책임이 어떻게 행사되는지에 대한 정기적인 평가”(77항)가 필요하다.
■ 제3부 교회 일치와 종교간 대화의 ‘장소’(Places)
의안집에서는 나아가 ‘관계’와 ‘여정’이 형성되는 ‘장소’(Places, 80~108항)도 분석한다. 여기서 장소란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고유한 문화와 역동성을 지닌 구체적 상황을 의미한다. 주교대의원회의 사무처는 의안집에서 교회에 대한 고정된, 정적인 전망을 극복하고 그 다양성과 다원성을 인정하도록 초대한다.
그럼으로써 하나이자 보편적인 교회가 배타주의나 획일화에 매몰되지 않고 ‘장소 안에서’, ‘장소로부터’ 역동적 순환을 살아가게 할 수 있다. 교회일치운동, 종교와 문화간 대화 등의 굵직한 주제 역시 이 맥락 안에서 다뤄진다. 또한 일치의 여정이라는 ‘새로운 상황’에 열려 있는 교황 직무의 수행 역시 그 맥락에서 성찰할 수 있게 된다.(102·107항 참조)
■ 희망의 순례자들
결론 ‘세상 안에서 시노드 교회’(109~112항)에서 시노드 여정이 2025년 희년의 관점에서 ‘희망의 순례자들’로서의 여정으로 이어지도록 하자고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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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16 오전 9:32:0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