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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주의 성인] 성 가밀로 데 렐리스(7월 14일) 2024-07-10
가밀로 데 렐리스 성인. 굿뉴스

가밀로 데 렐리스 성인은 간호사와 간호 단체의 수호성인입니다. 어린 시절 군을 동경해 베네치아 군에 입대했지만, 1574년경 도박으로 빈털터리가 되었습니다. 이듬해 제대해 이곳저곳을 방황하다 우연히 아풀리아의 만프레도니아에 있는 카푸친 수도원의 공사장에서 일자리를 얻었습니다.

어느 날 한 수사의 설교를 듣고 심경의 변화가 일어난 가밀로는 수도자가 되고자 수도회에 지원했습니다. 하지만 거친 수도복에 쓸려 예전에 앓았던 오른쪽 발 궤양이 도지고야 말았습니다. 치료를 받고 1579년에 다시 수도원에 들어갔지만, 상처가 덧나면서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가밀로는 자신을 성화하는 방법으로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투신하는 것을 택했습니다. 열심히 일해 병원 회계를 담당하는 최고 관리자가 되었습니다.

가밀로는 환자들을 돌보는 데 남은 인생을 바치기로 결심하고, 뜻있는 간호사들과 함께 테베레 강변의 한 빈민촌에 공동체를 이뤘습니다. 가밀로는 이곳에서 가난한 병자들의 가정을 방문하며 정성껏 돌보았습니다. 가밀로는 고해신부였던 필립보 네리 성인의 권고로 1584년 사제품을 받았습니다. 이후 함께 봉사하던 이들을 모아 ‘병자 간호 성직 수도회’를 세웠습니다. 가밀로는 초대 총장으로서 병든 이들의 상처뿐만 아니라 영혼도 돌보고자 최선을 다했습니다. 마침내 1586년 식스토 5세 교황으로부터 수도회 회칙에 대한 승인을 받았습니다. 가밀로와 동료 사제·수사들은 우선 로마의 주요 병원을 방문해 환자들의 영육 건강을 돌보는 데 집중했습니다. 이어 1588년에는 나폴리, 1594년에는 밀라노 병원에 진출하여 환자를 돌보았습니다. 그러면서 그의 수도회의 서원에 청빈 · 정결 · 순명 외에도 제4의 서원으로 ‘환자에 대한 정성 어린 간호’를 추가했습니다.

당시 이탈리아는 페스트가 유행했습니다. 무엇보다 병원의 청결을 중요하게 생각한 그는 항상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환자들이 적당한 음식을 먹도록 했고 전염병일 경우 적절히 격리해 치료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와 동료들은 환자의 곁을 끝까지 지켰고, 정성껏 장례를 치르며 세상 사람들에게 높은 칭송을 받았습니다. 그들의 헌신적인 간호와 환자들과의 인격적 만남에 감동한 사람들은 ‘가밀로의 품에서 죽으면 지옥에 가지 않는다’라고 할 정도로 존경과 애정을 표현했고, 가밀로를 ‘로마의 성인’이라고 불렀습니다.

가밀로는 로마에서 마지막을 맞이하고 싶다는 소망대로 1614년 7월 14일 선종했습니다. 그의 유해는 로마의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 성당 제대에 안치돼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07-10 오후 2:12:08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