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이 태블릿 PC를 이용해 증강현실 속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건축물과 800여 년의 역사를 확인하고 있다.
1163년 초석 놓이던 순간부터
2019년 화재 후 복원 과정까지
태블릿 컴퓨터 통해 3차원 체험
오는 12월 재개관을 앞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de Paris)의 복원 과정과 지난 860년의 역사가 우리나라 고궁박물관에서 펼쳐지고 있다.
바로 서울 종로구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개막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증강현실 특별전: 내 손으로 만나는 860년의 역사’전.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을 이용해 실제 환경에 가상의 사물이나 정보 등을 섞은 기술로, 이번 전시에는 프랑스 기업 히스토버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 적용됐다.
관람객들은 전시실에 마련된 태블릿 컴퓨터를 통해 1163년 노트르담 대성당의 초석이 놓이던 순간부터 1180년 고딕 양식의 성가대석이 세워지는 과정, 1804년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1859년 웅장한 첨탑이 건설되는 모습, 그리고 2019년 화재 현장에서 대성당을 지켜낸 소방대원들의 활약상을 비롯해 붕괴된 첨탑과 지붕의 복원 작업을 3차원(3D)으로 체험할 수 있다.
1572년 앙리 4세(개신교)와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가톨릭)의 결혼식 장면. 정문의 조각상들이 지금과 달리 채색되어 있다. 히스토버리 제공
1180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을 짓고 있는 모습. 히스토버리 제공
2021년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복원 작업을 위해 설치한 비계. 히스토버리 제공
특히 화면에 표시된 아이콘을 클릭하면 해당 건축물이나 조형물의 역사와 의미에 대한 개괄적인 설명이 나타난다. 이를 통해 대성당 정면에 있는 조각상들이 13세기 제작 당시에는 채색되어 있었으나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칠이 벗겨진 사실, 중앙문인 ‘최후의 심판’에 영혼의 무게를 재는 성 미카엘 대천사와 그리스도의 오른쪽에는 선한 이들이 낙원에 들어가기를 기다리는가 하면 왼편에는 죄인들이 사슬에 묶여 지옥으로 끌려가는 모습이 조각되어 있는 점도 알 수 있다. 각 장미창이 상징하는 의미와 프랑스혁명 등 대성당을 둘러싼 800여 년의 시대상도 확인할 수 있다.
전시를 관람하던 이민재씨는 “역사부터 건물의 양식, 시대별 사람들의 모습까지 증강현실이 너무 잘돼 있어서 깜짝 놀랐다”며 “우리나라 고궁박물관에서 파리의 노트르담 대성당에 대해 자세히 알 수 있는 좋은 경험”이라고 말했다. 또 이서현씨는 “디지털 시대에 전시가 이렇게 달라질 수 있다는 게 놀랍고, 게임하듯이 관람하니까 더 몰입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전시장 곳곳에는 대형 사진 패널과 모형, 실물 크기의 키메라 석상 등이 배치되어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바닥을 재현한 카펫과 성당의 상징인 장미창의 모습도 조성돼 현장감을 더한다.
파리를 시작으로 워싱턴·상하이·몬트리올·두바이·런던 등 세계 주요 도시에서 선보인 이번 전시는 9월 1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이어진다. 전시 기간 매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문의 02-3701-7500.
한편 고딕 건축물을 대표하는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2019년 4월 화재로 첨탑과 지붕이 붕괴되는 등 크게 손상됐으나 이후 프랑스 정부와 세계적인 후원으로 복원 공사를 진행해 올해 12월 재개관을 앞두고 있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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