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 러시아에 구금된 당시 이반 레비츠키(왼쪽)·보단 헬레타(오른쪽) 신부의 모습. 두 신부는 교황청의 중재로 지난 6월 28일 풀려나 우크라이나로 돌아왔다. OSV
우크라이나 국기를 두른 보단 헬레타(왼쪽)·이반 레비츠키(오른쪽) 신부가 6월 29일 우크라이나 키예프 공항에 도착한 직후 주우크라이나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맨 오른쪽) 대주교 등 교회 관계자로부터 귀국을 축하받고 있다.OSV
교황청의 중재로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UGCC) 이반 레비츠키 신부와 보단 헬레타 신부 등 러시아에 구금됐던 포로 10명이 최근 석방됐다. 우크라이나의 평화 회복을 위한 교황청의 노력이 또 한차례 빛을 본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6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러시아에 포로로 잡혀있던 국민 10명이 석방됐다”면서 “이들이 조국으로 돌아온 것은 교황청의 중재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교황청 중재로 러시아에 불법 구금됐던 사제와 성인 포로가 석방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드미트로 루비네츠 우크라이나 의회 인권위원은 6월 29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의 중재로 어린이 포로가 우크라이나로 돌아온 사례는 있었지만, 성인 포로가 귀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러시아에 구금된 더 많은 포로가 석방되는 길을 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는 교황청과 계속해서 소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석방된 포로 10명 가운데에는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구속주회 소속 사제인 이반 레비츠키·보단 헬레타 신부도 포함됐다. 두 사제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도 사목지인 우크라이나 베르단스크를 떠나지 않고 사목활동을 이어가던 중 같은 해 11월 ‘불법 무기 소지’ 혐의로 체포돼 러시아 포로수용소에 강제 구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제는 19개월간 이어진 구금 기간에 자백을 강요당하며 고문·학대를 받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동·서방 교회 모두 두 사제의 석방 소식에 축하 인사를 보내왔다. 교황은 6월 29일 두 사제의 석방 소식이 전해진 후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면서 “모든 전쟁 포로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평화가 회복될 수 있기를 모두 함께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또 우크라이나 그리스 가톨릭교회 스비아토슬라프 셰브추크 상급 대주교는 “두 사제의 석방을 위해 노력해준 모든 교황청 관계자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과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 교황 평화특사 마태오 주피 추기경, 주우크라이나 교황대사 비스발다스 쿨보카스 대주교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면서 “아직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수천 명의 우크라이나인 포로 모두가 석방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함께 노력해가자”고 소망했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