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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YD 참여했다 사제로… 하느님은 다 계획이 있으셨구나 | 2024-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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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을 받고 제대 앞으로 나가는 그 기분은 결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경험한 사람만 아는 엄청나게 기쁘고 벅찬 마음이에요.” 필리핀에서 온 세베로 이사악(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본당 보좌)신부는 1993년생, 일명 ‘MZ 신부’다. 2011 마드리드 세계청년대회(WYD)를 계기로 올해 2월 사제품을 받았다. 베네딕토 16세 교황의 파견 미사 강론이 그의 마음을 울렸다. “내 모든 인생을 당신 손에 의탁합니다”라는 교황의 말이었는데, 파견 미사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오는 내내 그 말이 떠올랐다. 이후 참석한 ‘네오까떼꾸메나도 길’(국제 사도직 단체) 성소 모임에서는 “부르심이 있다면 일어나십시오”라는 한마디 말에 제대를 향해 뛰어 나갔다. 전기공학을 공부하던 대학교 1학년 학생이 WYD 안에서 하느님과 인격적으로 만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순간이었다. 그 때를 회상하는 이사악 신부의 얼굴은 설렘으로 가득 찼다. 2011 마드리드 WYD 때는 평신도로, 2016 크라쿠프는 신학생으로, 2023 리스본은 부제로 참여했다. 2027 서울 WYD에서는 사제로서 함께할 예정이다. 이사악 신부는 WYD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돼 버렸다. “처음 어머니가 전화로 ‘마드리드 WYD에 갈래?’라고 물으셨을 때만 해도 가장 먼저 떠오른 생각은 ‘돈’이었어요. 당시 저한테는 비행기 값부터 참가비가 매우 비싸게 느껴졌었거든요.” 그러자 그의 어머니는 이렇게 답했다. “걱정하지 마. 하느님께서 다 마련해주실 거야.” 그날부터 이사악 신부는 차곡차곡 저금하기 시작했다. 주님을 만나기 위한 봉헌금 같은 돈이었다. 그의 정성은 곧 ‘성소’라는 기적으로 돌아왔다. 물론 위기도 있었다. “다시 대학생이라는 현실로 돌아오니 ‘진짜 주님께서 날 부르신 게 맞았나’하는 의심도 들었어요. 친구들이랑 노는 것도 즐거웠고, 좋은 직장을 얻어 돈을 많이 버는 게 더 옳다는 생각도 들었죠.” 실제로도 주변에서 충동적인 결심이라며 의심 어린 눈초리를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부모만큼은 그를 굳게 믿었다. “어머니께서 저를 가졌을 때,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네오까떼꾸메나도 길 마닐라 모임에 참여해 기도를 했다고 해요. 제가 신부가 되게 해달라고요. 처음 부모님께 사제가 되겠다고 말씀드렸을 때 정말 기뻐하셨습니다.” 2014년 6월 필리핀 소재 레뎀또리스마떼르 신학원에 입학한 이사악 신부는 그해 9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전 세계 신학생 모임에 참여해 제비뽑기로 한국에 오게 됐다. “처음엔 언어 때문에 고생 좀 했는데, 1년 3개월 정도 서강대에서 공부도 하고 네오까떼꾸메나도 공동체에서 한국인들과 살다 보니 잘 적응할 수 있었어요. 사투리도 배웠어요.(웃음)” 그는 비신자인 젊은이들에게도 서울 WYD 참여를 적극 추천했다. “WYD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도 넘칩니다. 다른 나라에서 오는 우리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어요. 언어와 문화의 장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무너뜨려 주실 겁니다. 하느님께서는 언제나 그러셨듯이 우리를 도와주실 거고 모든 것을 마련해주실 겁니다. 두려워하지 마세요!”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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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10 오전 7:52:03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