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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펴낸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 | 2024-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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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의 창세기 중 첫 번째 창조 이야기(창세 1,1~2,4)는 성경 처음에 나오지만, 사실 오랜 세월이 지난 후 쓰였다. 약속의 보증이라 할 수 있는 다윗 왕조가 바빌론 침공으로 멸망하고 성전도 파괴됐다. 그리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 쫓겨난 상황이 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질문을 던진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완전히 버리셨나?’,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버리고 강력한 바빌론 신을 믿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이런 회의적인 물음에 당시 백성의 지도자이며 신앙의 스승이던 사제들은 창세기 1장의 창조 이야기로 답한다. “해와 달과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께서는 언젠가 당신의 전능하신 손을 펼쳐서 우리를 어둠에서 벗어나게 해 주시고 다시 빛 속에서 살게 하실 것이다.” 의정부교구장 손희송(베네딕토) 주교는 이런 창조 이야기의 배경을 바탕으로 세상과 인간의 창조, 첫 인간과 낙원, 아담과 하와의 범죄, 카인과 아벨의 비극, 노아의 홍수, 바벨탑의 붕괴,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 등의 다양한 이야기를 ‘희망’이란 끈으로 엮었다. 4개의 장에 걸쳐서 진정한 행복이 하느님을 믿고 그분께 자신을 온전히 내어 맡기는 태도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한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240쪽/1만6000원/가톨릭출판사)는 손 주교가 제3대 의정부교구장 임명 이후 발간한 첫 책이다. 여기서 손 주교는 창세기를 ‘희망’의 관점으로 살펴보며, 그 안에 담긴 메시지가 무엇인지, 이것이 오늘날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낸다. 제목은 손 주교가 직접 선정했다. 바오로 사도가 로마 신자들에게 보낸 서간에서 사용한 표현이다. 손 주교는 “인간의 눈으로 볼 때는 ‘우리가 끝난 것 같지만, 결코 끝난 게 아니다’는 메시지를 전해줬기에 창세기 1장이 주는 메시지는 매우 크다”고 했다. “사실 지금 사회와 세상이 참 희망이 없는 그런 시기예요. 우리 그리스도교는 희망의 종교입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일수록 어떤 희망을 제시해 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사목적 필요성을 생각했어요.”
책은 이전에 출간했던 「신앙인」(1999)과 「나에게 희망이 있다」(2001)를 합쳐 새롭게 내놓은 것이다. 큰 틀은 유지하면서 부분적으로 내용을 보태거나 빼고 수정했다. 두 책 모두 1995년부터 지도했던 청년성서모임 연수 강의록이 토대가 됐다. 손 주교는 주요 이야기를 설명하면서도 성경의 큰 그림을 그리며 하느님 말씀을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다양한 책과 성인들 이야기, 예화를 곁들이고,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하느님 약속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자세히 알려준다. “책을 읽으며 관련 부분을 성경에서 찾아보는 것도 내용에 더 잘 공감하며 읽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손 주교는 조언을 덧붙였다. 출판을 준비하는 기간에 손 주교는 의정부교구 제3대 교구장으로 임명됐다. 그런 면에서 이번 책은 서울대교구에서의 생활을 마무리하는 의미와 더불어 의정부교구민에게 바치는 선물이 됐다. 손 주교는 특별히 청년들이 성경 말씀을 맛들이는 데에 보탬이 되기를 기대했다. “믿음을 갖게 되고 그 믿음이 성장하게 되면 기쁨을 가질 수 있는데, 그 길이 바로 말씀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로마서 10장 17절에서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고 이야기하십니다. 그래서 청년들이 그리스도의 말씀을 읽고 마음에 새겨서 신앙 안의 행복을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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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09 오후 6:12:08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