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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미안하다」…말씀 실천은 한 걸음 용기와 정성으로 충분 | 2024-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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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사회복음화국 국장 김용태(마태오) 신부가 월간 ‘생활성서’에 여섯 해 동안 연재한 ‘지금 여기, 복음의 온도’ 칼럼 중, 우리 도움을 간절히 원하는 이들 이야기를 추려내 실은 책이다. 여기에는 저자가 다양한 사목 현장에서 느꼈던 심정이 드러난다. 본당 사목을 하며 경험했던 이야기, 정의와 평화의 메시지를 사회에 던질 때 경험했던 이야기에 더해 지금 이 자리에서 실제 벌어진 사건과 사고 상황에 예수님은 과연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하셨을지를 복음 말씀으로 해석했다. 성경 말씀을 따라 사는 것은 쉽지 않다. 주변에 어려운 이웃이 있는 것을 알지만, 누군가는 돈이 부족하고, 시간이 없고, 그럴만한 힘이 없다는 말로 외면하곤 한다. 저자는 “하지만 적어도 천주교 신자라면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려운 이웃을 위해 솔선수범하고, 잘못된 정책을 펴는 정부에 반대 의견을 표명하며 사회 질서를 어지럽히는 관습을 없애려 노력하는 등 ‘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렇게 말하는 사람도 있을 거다. ‘나 하나 열심히 한다고 세상이 바뀌겠어?’, ‘그런다고 별 수 있겠어?’, ‘겨우 이걸로 뭘 할 수 있겠어?’, ‘어느 세월에?’, ‘그러다 말걸?’ 그런 말 앞에서 기죽지 말고 두려워하지 말자. 주님께서는 우리가 내딛는 한 걸음의 용기와 우리가 봉헌하는 한 줌의 정성으로 당신의 뜻을 이루시리라!”(201~202쪽) 예수님 말씀을 따르고, 복음의 가치를 지키고, 주변 어려운 이에게 관심을 가지라는 말은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지키기는 어렵기에 자칫 무겁게 다가올 수도 있다. 그러나 저자는 부드러운 어조와 다정다감한 설명으로 하느님 사랑을 알기 쉽게 전달해 준다. 때로는 동네 형처럼, 때로는 엄격한 아버지처럼 자신의 사연을 털어놓으며 자상하면서도 단호하게 올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토닥인다. 무엇보다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이들과 함께했던 예수님처럼 사회적 약자와 함께하자고 독려한다. 저자의 글을 읽으며 어느 순간 가난한 공장 노동자, 사회 편견에 지친 사람, 몸이 좋지 않은 사람, 억울하게 가족을 잃은 사람 모습의 예수님을 보게 된다. 그리고 사랑을 삶으로 실천하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된다. 책은 예수님의 사랑 앞에서 늘 죄송하고 가난한 이웃 앞에서 늘 미안하지만, 그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에서 비롯한 겨자씨 한 알만 한 다짐과 실천이 세상을 더 나은 모습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믿음의 글이다.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의 방계 4대손인 저자에게서 느껴지는 ‘신앙의 맛’도 음미해 볼 수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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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09 오후 6:12:07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