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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식 팩트 체크] 교회에도 법원이 있다? | 2024-07-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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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상식 팩트 체크’에서 종종 ‘교회법’을 인용했다는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교회법은 교회에 관한 여러 제도나 성사, 전례 등에 관한 규범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범죄와 형벌, 재판에 관한 다양한 법규도 실려 있는데요. 그렇다면 재판을 하는 곳, 법원도 있을까요? 네, 교회에도 법원이 있습니다. 교회 법원도 사회의 법원과 비슷한 구조로 이뤄져 있습니다. 전국 교구들에는 법원이 있는데요. 15개 교구에는 1심 법원이, 관구를 관장하는 대교구, 바로 서울·대구·광주대교구에는 2심 법원이 있습니다. 대법원 역할을 하는 법원도 있습니다. 교황청에 있는 사법기구(Institutions of Justice)입니다. 이전에는 ‘법원’이라고 불리다 2022년 교황령 「복음을 선포하여라」가 반포되면서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사법기구 안에는 대사(大赦) 등을 다루는 내사원, 교회의 사법을 올바로 관리될 수 있도록 감독하는 대심원, 그리고 다른 법원들에서 이미 심판한 사건을 제3심이나 그 이상의 심급으로 재판할 수 있는 상급심 법원인 공소원이 있습니다. 사회의 법원에서 열리는 재판에 판사, 검사, 변호사 등이 활동하듯이, 교회 법원도 비슷한 구성으로 재판이 열립니다. 먼저 청구인을 변호하는 변호인, 판결을 하는 재판관이 있습니다. 사회의 법원과 다른 점이 있다면, 성사에 관한 재판을 하기 때문에 성사보호관이 검사의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교회 법원은 사회의 법원과 구조가 비슷합니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가 있는데요. 각 교구가 운영하는 법원은 누군가를 단죄하거나 처벌하기 위한 재판을 하는 곳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교회가 각 교구에 법원을 설치한 이유는 혼인장애로 신앙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신자들이 교회법적인 절차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하고 성사생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성사를 통해 맺어진 부부는 하느님께서 맺은 것으로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이혼’이라는 개념이 있을 수 없는 것이지요. 하지만 세상 안에서는 결혼생활 중에 갖가지 어려움을 겪게 되고, 또 사회적으로 이혼·재혼을 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 성사생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를 교회법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혼인이 무효임을 밝히는 소송이 필요합니다. 이를 교구 법원들이 돕고 있는 것이지요. 물론 혼인법에 관한 재판 외에도 여러 재판들이 있습니다. 이런 재판들은 법원에서 하기 보다는 별도의 위원회 등을 구성해 진행하곤 합니다. 이를테면 시복시성을 위한 재판 같은 경우가 그렇습니다. 교회는 이렇게 교구 법원이 오롯이 신자들의 성사생활 회복을 돕는 역할을 하도록 합니다. 수원교구 사법대리이자 재판관인 박석천(안드레아) 신부님은 “교구에 법원이 있는 목적 자체가 혼인장애로 어려움을 겪는 신자들을 돕기 위해서”라며 “사회 법원처럼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고민 상담하듯이 편안한 마음으로 오시면 좋겠다”고 전하셨습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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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09 오후 5:52:05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