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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교구 서창동본당, ‘줍깅’하며 환경 살리고 선교 효과 ‘톡톡’ 2024-07-09

7월 7일 주일미사를 마친 인천 서창동본당(주임 서철원 다니엘 신부) 신자들이 쓰레기가 여기저기 흩어진 동네 외곽 3.2㎞를 걸으며 ‘줍깅’(쓰레기를 줍는 조깅) 활동을 펼쳤다. 습도 높은 장마철 더위, 신자들은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도로 곳곳에 물에 젖어 썩어가는 생활 쓰레기, 꽁초, 음식물 쓰레기, 찢어진 상자를 거두며 “예수님이 가르치신 그대로 모범을 보이고 싶을 뿐”이라며 말했다.


본당은 사목회를 중심으로 녹색 순교의 일환으로 지난 3월 말 1차 줍깅을 펼쳤다. 누가 시키지 않아도 먼저 지역사회를 섬기고, 생태적 가르침을 행동에 옮기는 실천적 가톨릭 신앙을 이웃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선교하자는 취지였다.


이날 열린 2차 줍깅에는 신자 67명이 줍깅과 분리수거 등에 적극 나섰다. 주일미사 참례자가 450여 명 남짓한 작은 본당에 비해 많은 신자가 녹색 순교, 실천하는 선교 정신에 한마음이 됐다.


그런 만큼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심이 담긴 활동이 되고 있다. 이날만 해도 50ℓ 쓰레기봉투로 7봉지에 달하는 양을 수거했다. 무단 폐기된 쓰레기 더미 틈으로 구정물이 흐르는 곳, 쓰레기통 주변에 방치된 자잘한 찌꺼기처럼 다들 보고도 못 본 척할 만한 악취 나는 곳에도 서슴없이 장갑 낀 손과 집게를 뻗었다. 쓰레기를 한데 모아 종류별로 선별하는 노력도 빼놓지 않았다.



신자들은 “이러한 공동선이 더욱 크게 실현되길 바란다”는 마음에서 본당 홍보 팸플릿도 만들어 줍깅을 펼치는 틈틈이 행인들에게 나눴다. 행인들은 서로 떠넘기기 바쁠 궂은일에 나서는 신자들에게 호기심을 보여 먼저 말을 걸거나, 거부하는 일 없이 팸플릿을 받아 갔다.


줍깅에 가장 많이 참여한 65세 이상 노년층 신자들은 ‘섬기는 신앙의 모범을 보이는 뿌듯함’을 고백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인 김정환(대건 안드레아·74)씨는 “더운 날일수록 일손이 모자랄 것을 알기에, 작은 희생으로 공헌하겠다는 결심으로 이날 나왔다”며 “젊은 신자들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줄 수 있어 오히려 기쁘다”며 웃었다.


신철민(베드로) 사목회장은 “변화는 남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주체가 돼 가져오는 것”이라는 믿음을 고백했다. 그러면서 “주변에 그리스도인의 은은한 향기를 풍기는 것이 진정한 선교”라면서 “줍깅이 3차, 4차, 5차까지도 이어질 만큼 더욱 활성화해 우리 본당 나름의 선교 문화로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전했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7-09 오전 9:32:0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