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양미술 8백년 역사를 아우르는 전시가 개막했습니다.
서양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다양한 종교회화도 감상할 수 있는데요.
윤하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옛 거장들과 20세기 이탈리아 미술 작품을 전문으로 다루는 로빌란트 보에나 갤러리 소장품 60여 점이 한자리에 모였습니다.
'요한 세례자, 대(大) 야고보와 함께 있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
양 옆에 성인을 둔 성모 마리아와 아기 예수의 모습은 14세기 보편적인 구도로, 이 그림은 안료를 섞을 때 달걀노른자를 사용한 템페라입니다.
유화물감이 유럽 전역으로 퍼지면서 16세기에는 훨씬 다양하고 세밀한 표현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림의 크기도 커지고, 등장인물도 성경 속 여러 인물과 교회의 성인으로 확대됩니다.
대형 제단화인 프란체스코 그라나치의 작품에는 성모 마리아의 죽음과 승천을 목격하지 못한 토마스 성인에게 성모 마리아가 자신의 띠를 떨구어 주는 장면이 묘사되어 있습니다.
13세기 집필된 「황금 전설」에 실린 내용으로, 성모의 띠 유물이 이탈리아 프라토 대성당에 보관되어 있어 당시 토스카나 지역에서는 인기가 많았던 주제입니다.
17세기 미술에서는 빛과 그림자가 극적인 대비를 이룬 카라바조 화풍의 성경 속 인물과 이야기가 눈에 띕니다.
<송한나 엘리사벳 / 현대백화점 문화콘텐츠팀 책임 큐레이터>
예술의 탄생 전에 종교회화가 근본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에는 교화의 목적으로 온화한 아기 예수와 성모 마리아의 모습이 많았다면 이후 유화가 발전하고 더 많은 것을 표현하게 되면서 성경 속 인물, 주요 성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게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기별로 조성된 전시장 초입에 국내에선 접하기 힘들었던 종교회화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후반부에는 에드가 드가, 마르크 샤갈, 호안 미로, 데미안 허스트 등 내로라할 근현대 작가들의 작품도 전시돼 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9월 18일까지 이어집니다.
CPBC 윤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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