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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고 기도하고 느끼며…하느님 안에서 하나 되는 여름 2024-07-04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는 한국관광 데이터랩이 조사한 2024년 여름휴가 트렌드는 ‘해양 액티비티’, ‘워터파크’, ‘이색체험’이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자연 속에서 지인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휴가를 선호하게 된 것.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체험형 휴가가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올해 여름에는 신앙을 체험해 보면 어떨까? 신앙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현장, 하느님이 창조하신 아름다운 자연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소개한다.


 

■ 길 위에서 만난 그리스도

 

 

인생은 하느님께 이르는 길 위의 순례다. 길에서 만난 풍경들은 하느님을 체험하고 그리스도인다운 삶을 깨닫게 한다. 그리스도와 그 말씀을 체험할 수 있는 순례길과 함께 올여름을 보내면 어떨까?

 

 

믿음 안에서 자신을 희생한 성인들의 발자취가 남아있는 순교성지와 교회사적지, 순례지를 연결한 ‘천주교 서울 순례길’도 가볼 만하다. 교황청 승인 국제순례지로 선정된 서울순례길은 3개의 코스로 구성된다. 명동대성당에서-가회동성당까지 이어진 1코스 말씀의 길(8.7km)에서는 자발적으로 복음 말씀을 받아들인 평신도 공동체를 만날 수 있다. 중림동약현성당까지 이어진 2코스 생명의길(5.9km)에서는 순교자들이 증거한 신앙의 증거터를 발견하고, 삼성산성지까지 이어진 3코스 일치의길(29.5km)에서는 서울의 대표적인 순교성지를 방문할 수 있다.

 

 

한국 순교 복자 성직 수도회가 운영하는 제주 면형의 집에서는 ‘산들평화순례피정’이 기다리고 있다. 신부와 수사의 해설을 들으며 함께할 수 있는 순례피정은 제주의 생태와 역사, 제주교구의 성지를 모두 체험할 수 있다. 특히 7월 25일부터 8월 17일까지 계획된 피정에서는 우도 1일 자유여행이 포함된다.


 

 

경북 칠곡군 가실성당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45.6km 이어지는 ‘한티가는 길’도 긴 휴가 기간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조선말 박해를 피해 전국에서 모여든 신앙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순례길로 조성한 한티가는 길은 구간이 긴 것을 감안해 대구대교구는 사기점공소, 동명순례자의집, 원당공소에 숙소인 소울스테이를 마련했다.

 

 

그리스도가 전한 평화의 가치를 찾을 수 있는 여정도 준비됐다.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위원장 정순택 베드로 대주교)는 청년들과 분단의 아픔이 남아있는 길을 걸으며 평화를 희망하는 ‘평화의 바람(Wind of Peace) DMZ 청년평화순례’를 8월 29일부터 9월 1일까지 개최한다. 강화-파주-연천-철원으로 이어지는 접경지역을 순례하는 DMZ 청년평화순례는 20~39세 청년 40명을 모집한다. 참가 신청은 7월 10일까지다.

 

 

■ 기도 속에서 만난 그리스도

 

 

수도자들은 절대적 가치를 추구하기 위해 현세적 가치를 포기하고 일반적인 생활양식을 등진 채 생활한다. 가난과 고행, 집중적인 기도를 통해 수도자들은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입증한다. 이 여정은 하느님과의 거룩한 만남을 가능케 한다. 일반적인 생활양식을 따르는 신자들도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수도생활 피정을 통해 잠시나마 거룩한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강원도 횡성읍 도미니코 피정의 집, 서울 정릉동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등에서는 수도생활 체험 피정을 운영하고 있다. 침묵 중에 진행되는 피정은 성경 읽기, 찬미의 시간, 낮성찰, 개인기도, 미사 등으로 진행된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수도원 체험’은 9월부터 가능하며 신청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전 9시부터 홈페이지나 전화를 통해 가능하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은 수도회의 장엄전례에 참여할 수 있는 ‘전례피정’을 1월(해맞이 피정), 3월(부활전례), 8월(성모승천전례), 12월(성탄전례) 4차례에 걸쳐 운영하고 있다. 여름에는 8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성모승천전례피정을 진행, 수도원 시간전례와 성찬전례 참례, 전례와 영성 관련 강의, 참회와 화해의 시간 등을 보낼 수 있다.

 

 

■ 자연 속에서 만난 그리스도

 

 

올여름 국내 휴가의 주요 트렌드 중 하나는 ‘촌캉스’다. 각 지방자치단체가 여름 특수를 노린 이색 테마 관광과 다채로운 농촌체험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도인의 자연 체험은 생태적 회개와 맞닿아 있다. 자연 속에 자리한 수도회들은 하느님의 피조물을 만지고 돌보며 그 소중함을 깨닫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

 

 

경기도 파주시에 자리한 성심수녀회 ‘예수마음배움터’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지구의 변화를 돌아보고자 사계절 피정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에 조성된 산책로와 공원을 활용해 침묵 중에 수도회 주변을 맨발로 걷고 자연물을 만지고 느끼며 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아울러 생태적 감수성을 높일 수 있는 강의도 피정 중에 진행된다. 여름을 느낄 수 있는 피정은 7월 13일에 열린다.



 

 

노틀담 수녀회가 운영하는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은 인천 강화군에 자리하고 있다. 풀과 나무로 둘러싸인 곳에서 자연농업으로 키우고 있는 작물, 생태교육으로 피조물과 동행하는 삶을 경험할 수 있다. 순환하는 삶을 실천하고자 퇴비실, 닭장을 운영할 뿐 아니라 찬미동산과 텃밭에서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체험할 수 있다. 노틀담 생태영성의 집에서는 생태환경 캠프와 농장체험학습, 생태영성 피정 등이 운영한다.

 

 

충북 단양군에는 예수살이공동체가 운영하는 ‘산위의 마을’이 있다. 소백산 중턱에 오밀조밀 모여있는 집들은 여름방학이면 농촌체험을 하기 위한 아이들로 활기가 가득하다. 산속 마을에서 방문객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은 기도와 노동이다. 이곳에서는 디지털기기와 멀리 떨어지는 대신 흙과 풀을 만지며 생태적인 삶을 체험할 수 있다. 기도하고 일하는 단순한 생활방식은 내면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풍부하게 채울 수 있게 안내한다. 산위의 마을에서는 원하는 만큼 머물 수 있는 단기입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입촌 상담은 전화(010-4184-8633)를 통해 가능하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7-04 오후 2:32:07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