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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 품에 안고 옥좌에 앉아 계신 ‘하느님의 어머니’ | 2024-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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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손은 각각 아기 예수 어깨와 발에 두고 옥좌 좌우엔 대천사나 그 지방 성인 대동 4. 하느님의 어머니(테오토코스, 니코포니아: 승리의 성모)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이콘은 본래 성 루카가 그렸다는 ‘인도자의 성모님’(길의 성모님)을 기준으로 점차 다른 형태 즉, 아들 예수님을 품에 안고 옥좌에 앉아 계시는, 좀 더 품위 있는 황후의 모습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성모님께서 옥좌에 앉아계시고 한 손은 아기 예수님 어깨에, 다른 한 손은 아기 예수님의 발에 두는 형태입니다. 옥좌 좌우에는 주로 미카엘과 가브리엘 대천사를 대동하고, 경우에 따라 그 지방의 성인들을 주변에 동참시키기도 합니다. 황실 시녀들과 함께 동방박사의 예물을 올리는 모자이크로, 로마 제국에서는 6세기 라벤나 산 아폴리나레 누오보 성당 옥좌에 앉아계신 주님의 어머니로 화려하게 드러납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의미를 지닌 ‘테오토코스’ 란 명칭은 많은 논란을 거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본성과 성모에 대한 교리 신학적 의미가 많은 논쟁을 거쳐 이루어졌음을 교회사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성모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그리스도를 바라보며, 말씀이 사람으로 오시는 것부터 그분의 구원 완성을 지켜보는 처음이자 마지막 증인이 되고 있습니다. 즉 인간이 하느님을 닮는 것을 가능케하는, 첫 번째의 인간으로 드러난 표상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자비하시기에 우리 인간을 구원할 계획을 세우시고, 그 계획을 이루기 위해 어머니를 선택하셨다는 의미입니다. 하느님이 계신 곳을 코라(khôra)라 하는데 이콘에서는 ‘빛나는 어두움’이라 부르며 짙은 암청색으로 표현합니다. 그 거룩하신 분에게 인간의 본질을 내준 여인으로 임신 기간에는 말씀이신 하느님의 코라 역할을 담당하셨기에 ‘빛나는 어두움’, 즉 ‘빛을 담은 그릇’ 역할을 하십니다. 하느님의 어머니 이콘은 처음에는 6세기부터 상아에 조각한 부조 형태의 이콘과 차츰 황제들이 건축한 성당에 모자이크로 등장합니다. 이스탄불의 성 소피아 성당 벽면에는 모자이크로 된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도시를, 유스티니아누스 대제가 성 소피아 성당을, 옥좌에 앉아계신 성모님께 봉헌하는 이콘이 있습니다.(작품 1) 그리스에서는 같은 형태의 이콘이 ‘승리의 성모(Nikopoia)’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는 431년 에페소 공의회에서 하느님의 어머니로 발표함으로써 ‘그리스도 어머니’라는 이단에서 벗어나 얻은 승리를 나타냅니다.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그 이름은 성부와 성자의 동일 본질을 주장했던 아타나시우스가 아리우스의 이론을 반대하면서 사용했고, 카파도키아 교부 나지안주스 그레고리우스는 삼위일체 교리를 확립하면서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단성론에 기인한 이단은 예수님을 하느님으로서가 아닌, 구세주의 역할이라고만 정의합니다. 천주성이 없는 시각으로 본다면 성모님도 하느님의 어머니가 아니고, 다만 ‘구세주의 어머니’일 뿐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론은 하느님의 신성이 없고 인성만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희생이 온 인류를 구원할 구세주 자격을 가졌는지, 그것은 하느님의 자비하심을 잘못 이해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작품 2) 이 형태에 인도자의 성모님 또는 자비의 성모님을 옥좌와 연관시킨 성모상도 있습니다. 이 형태의 이콘은 주로 그리스 지역에서 보이며 러시아 지역에서는 드물게 나타납니다. 5. 수난의 성모님(파시온, 스트라스트나야) ‘수난의 성모님’ 이콘은 인도자의 성모님에서 파생된 것으로 다른 이콘 형태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났습니다. 이 이콘에는 수난을 상징하는 물건들이 등장해 ‘수난의 성모님’이라고 불립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것은 로마 알폰소 성당에 있는 ‘영원한 도움의 성모’입니다. 성모님께서는 인도자의 성모 이콘 보다는 머리를 약간 아기 예수쪽으로 기울이고 있고, 아기 예수는 무엇에 놀란 듯 두 손을 어머니의 손에 두고 있으며, 신발 하나가 벗겨진 채 무엇인가를 바라보고 있는 형태입니다. 위쪽에는 미카엘 천사가 창과 해면을 들고 있고, 다른 쪽에는 가브리엘 천사가 십자가와 세 개의 못을 들고 있습니다. 성모님은 약간 아기 예수님께 머리를 기울이는 한편 얼굴은 무표정합니다. 그 무표정은 감정이 없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섭리를 잘 알기에 침묵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우리 인간을 위해 사랑하는 아기 예수님을 언제라도 내주시려는 모습처럼 보입니다. 한편 아기 예수님은 성모님께 도움을 청하려 달려들어 손을 잡고 있는데, 앞으로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인류를 구원하시려는계획에 대해, 본인에게 다가올 수난의 두려움을 미리 보는 듯합니다. 그러나 그분의 두려움은 실상 세상사에 휩쓸려 살아가고 있는 불안한 우리들의 모습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에서는 자색의 전통적인 모습에서 청색 겉옷(마포리온)을 입고 있는데, 이는 이탈리아로 넘어가면서 그 지방의 전통에 맞게 표현된 듯합니다. 하늘은 푸르고 그곳에는 하느님이 계신다고 믿어 왔습니다. 이로써 청색은 하느님의 색입니다. 여기서 성모님의 청색은 하느님의 은총이 가득하신 분을 의미합니다. 붉은색은 강한 색상이고 따라서 전쟁과 피를 의미하며, 사랑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여기서는 수난을 상징하는 뜻으로 붉은 색상을 썼습니다. 초록색은 겨울이 지나가고 봄이 되면 나뭇가지에 푸른 새싹을 돋게 하고, 활기찬 기운을 줍니다. 따라서 아기 예수님께서 입으신 초록색은 우리의 희망과 생명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갈색의 겉옷(히마티온)은 황금색을 띠고 있는데 황금색은 고귀하신 신분을 나타내고, 갈색은 고난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작품 3) 15세기에 이르러 크레타 출신 안드레아 리초스의 작품에 등장하는데, 사실적인 표현으로 섬세하게 제작되었습니다.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침공(1453) 이후 이콘 화가들이 크레타를 거쳐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로 건너가면서, 그들은 새로운 지성과 예술적 변화를 만나 베네치아의 미적 감각과 연결되어 섬세한 작품들을 내놓았습니다.(작품 4) 김형부 마오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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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오후 2:32:04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