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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심과 배려로 노숙생활 청산… 희망을 노래하다 | 2024-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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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의집은 마음의 집과 같은 곳입니다. 제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제게 힘이 돼 주시거든요.” 넓은 작업공간과 편안한 의자, 불볕더위와 미세먼지도 두렵지 않은 에어컨과 공기청정기, 작업의 효율을 올려줄 경쾌한 음악까지. 집에서 직장까지는 걸어서 1분 거리다. 이보다 더 빨리 출퇴근이 가능한, 일하기 좋은 환경을 갖춘 직장이 있을까 싶다. 이곳은 안나의집 리스타트자활사업단. 거리에서 방황을 끝내고 안나의집 쉼터에서 생활하는 이들이 함께 일하며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곳이다. 리스타트자활사업단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안나의집 맞은편, 걸어서 1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현재 이곳에서 일하는 이는 모두 14명. 저마다 아픔이 있지만, 그 아픔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힘을 낸 이들이다. 사무실에 들어서니 뜨거운 열기로 가득한 바깥 날씨와는 달리 차가운 바람이 먼저 반긴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경쾌한 음악은 절로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큰 창밖으로 보이는 푸른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눈까지 시원해지는 기분이다. 오전 10시. 작업자들이 한창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좀 쉬었다 해”, “커피 한잔 하고 해.” 일에 집중하면서도 서로에게 건네는 말을 들으니 이들은 이미 가족 그 이상이었다. 근무 시간은 오전 6시~오후 3시. 쉼터에서 생활하며 일용직으로 일하는 이들이 아침 일찍 출근하다 보니 리스타트자활사업단에서 일하는 이들도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 이들이 하는 일은 상자와 쇼핑백 등을 만들어 납품하는 것. 처음에는 거래처를 찾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지금은 좋은 품질의 상자와 쇼핑백을 만든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물량을 맞추기 힘들 정도로 많은 주문이 들어온다. 김 베드로(가명)씨는 1년 전 쉼터에 들어왔다. 마음의 상처로 방황하던 중 우연히 안나의집을 알게 됐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 용기를 냈다. “그 전에는 계속 혼자 생활하다 보니 매일 술을 마시고 우울증도 있었거든요. 그런데 여기 와서 많이 밝아졌어요. 사람들과 함께 지내면서 속에 있는 이야기도 많이 하다 보니 마음도 편해지더라고요.” 이 바오로(가명)씨는 올해 1월 쉼터에 들어와 일을 시작한 새내기다. 이씨 역시 이곳에서 생활하면서 요동쳤던 마음이 점차 안정됐다. “이야기도 잘 들어주시고 마음도 편하게 해주시거든요. 그리고 저희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데 원예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난생 처음으로 꽃을 좋아하게 됐습니다.” 안나의집의 관심과 배려가 이들을 일으켜 세우고 다시 걷게 만들었다. 이들이 리스타트자활사업단에서 일하며 한 달에 버는 돈은 평균 200만 원 가량. 김씨와 이씨의 꿈은 이곳에서 받은 월급을 모아 다시 사회로 나가 평범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이들은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사회로 나가 다시 일하며 살아가는 것이 최종 목표”라고 입을 모아 말했다. 리스타트자활사업단 이무성(모세) 팀장은 “안나의집에서 2012년 4월부터 후원자들의 도움으로 자활작업장을 운영했는데 2017년 10월부터 정부 지원을 받으면서 리스타트자활사업단으로 새롭게 출발했다”며 “일하시는 분들이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보면 참으로 감사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안나의집 김하종 신부는 “어려움에 처한 이들에게 더욱 관심을 갖고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이들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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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7-03 오전 10:12:03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