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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세기는 말한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하라고 2024-07-02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손희송 주교

가톨릭출판사




“창조 이야기의 저자는 우리에게 어떤 경우라도, 어떤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하느님을 굳건히 믿으면서 끈질기게 희망을 지니라고 강력히 권고한다. 하느님께서는 무에서 세상을 창조하신 능력의 주님이시기에, 결코 불가능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창조주로 고백하는 신앙인이라면 어떤 경우나 상황에서도 전능하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에서 희망을 길어 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33쪽)

“‘하느님께서 죄인에게 너무 관대하신 것이 아닌가? 죄인에게 자비를 베풀면 또 죄를 범할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느님의 길은 인간의 길과는 다르고, 그분의 마음은 우리 마음보다 훨씬 더 크다. (중략) 하느님 안에 무한한 용서가 있음을 믿는 이라면 자신의 죄와 잘못 때문에 낙담하지 않고 다시 일어서서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125쪽)

세상과 인간의 창조·아담과 하와·카인과 아벨·노아의 홍수·바벨탑의 붕괴, 그리고 아브라함과 그 후손의 이야기 등 창세기 속의 여러 이야기를 하나의 키워드로 엮으면 무엇일까? 의정부교구장 손희송 주교는 바로 ‘희망’이라고 말한다.
 
렘브란트 작 ‘아브라함의 희생제사’, 1635년.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는 희망의 눈으로 창세기를 읽고 그 안에 숨은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 믿음의 선조들이 전해주는 신앙의 보화를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창조주 하느님을 통해 희망의 근거를 묻고, 2장에서는 인간의 근원, 3장에서는 죄인의 희망을 찾는다. 마지막 4장은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 그 후손들의 이야기를 통해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는 삶이 어떠한 것인지 보여 준다.

창세기를 희망의 관점에서 보려는 저자의 노력은 1995년 가톨릭청년성서모임이 주관하는 연수를 통해 창세기에 담긴 메시지와 그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밝히는 데서 시작됐다. 당시 강의록을 수정하고 보충해 「신앙인」(1999), 「나에게 희망이 있다」(2001)를 펴내기도 했다. 두 기록을 하나로 다시 엮은 책이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로, 저자는 창세기의 주요 이야기를 설명하면서도 독자가 성경의 큰 틀과 하느님의 말씀을 유기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약과 신약을 넘나들며 다양한 예화를 더한다.

저자는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로마 8,24)라는 바오로 사도의 말처럼 희망은 우리 구원과도 직결된다”며 “원래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좋게 창조하셨고 남녀 인간을 당신 모습대로 창조하셨음으로 궁극적으로 인간의 구원과 행복을 위해 애쓰신다”고 전했다.

손 주교는 198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학위와 사제품을 받았고, 1996년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의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동 대학교에서 신학 교수를 역임했다. 2015년 주교품을 받고 2016년부터 서울대교구 총대리를 맡다 올해 3월 제3대 의정부교구장에 임명됐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4-07-02 오후 5:5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