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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에세이]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 | 2024-07-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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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6·25전쟁일이 오면 저는 어머니와 함께 교구 민족화해위원에서 주관하는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미사에 참례합니다. 한반도 평화통일기원 미사는 저와 어머니에게뿐만 아니라 우리 북향민(북한이탈주민)과 한반도의 평화를 도모하는 모든 사람들의 소원을 담은 미사이기도 합니다. 하기에 저희는 2019년 6월 25일 임진각에서 봉헌된 한반도 평화통일 기원 미사를 시작으로 해마다 이날이 오면 갈라져 사는 민족의 아픔이 무엇인지, 그 아픔을 달래고자, 우리의 소원을 안고 미사에 임합니다. 지난 6월 25일도 역시 어머니와 함께 수원 정자동주교좌성당을 찾았습니다. 해마다 그러하듯이 역시 통일을 염원하는 우리 민족의 마음은 하나였습니다. 오전 10시경, 많은 분들이 평화통일 기원 미사에 참례하려고 성당을 찾았습니다. 백발의 어르신도 있었고, 중년 부부도 있었고, 우리 북향민들도 많이 참례했습니다. 서로 누가 어디 사는지는 몰라도 한 가지 생각과 한 가지 마음으로 주님의 성전을 찾아 우리의 소원을 아뢰고자 온 것이라 생각합니다. 74년 전에는 전쟁으로 이산가족이 생겼다면, 현시대는 자유를 찾아 한국으로 먼저 온 북향민들이 현시대의 이산가족이 됐습니다. 미사 중 주교님의 강론을 들으며 우리는 주님께서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고,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그리스도 안에서 모든 것을 용서하면 하느님의 사랑받는 자녀가 될 수 있고, 사랑 안에서 살 수 있다고 하신 말씀을 생활의 잣대로 삼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게 됐습니다. 어렵고 열악한 환경에서 살면서 목숨을 걸고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온 저희 북향민들은 마음에 본의 아닌 상처들로 멍들어 있어 있습니다. 이런 마음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주님의 품, 주님의 집, 성당입니다. 저도 미사에 참례하여 마음속 그릇됨을 터놓고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마음의 평온을 찾습니다. 아마 다른 분들도 저와 같은 마음으로 성당을 찾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에 부모, 형제, 친척이 없는 저희 북향민들은 주님의 집 성당을 찾는 것이 유일한 안식처입니다. 하기에 주님을 믿어 주님 안에서 힘들고, 아팠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롭게 시작한 삶을 살아가는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주님께서는 저희 손을 놓지 않으심을 믿습니다. 저희의 간절한 소원인 평화통일이 이 땅에 이뤄지도록 주님께 매일매일 기도하며 살아갑니다. 한반도에 평화가 있기를 기원합니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글 _ 허영희 알레나(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봉사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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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7-02 오후 5:12:1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