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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36만 후원자 2030억원 모금…고통받는 교회에 상처 치유 손길 2024-07-02

교황청 재단 고통받는 교회돕기(Aid to the Church in Need, 이하 ACN)가 최근 ‘ACN 2023 연간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ACN은 지난해 1억4370만 유로(약 2030억 원)를 모금해 전 세계적으로 사목 원조를 펼치고 138개국에서 6000건에 가까운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했다.


ACN은 23개국 국가지부의 36만 명 후원자 덕분에 국가 정부나 다른 민간 공익 단체(NGO), 교회 기관의 재정 지원 없이 지난해 사목 원조 활동을 지속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ACN 레지나 린치 수석대표는 보고서 인사말에서 “기금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을 약속하는 것이 인간의 논리로는 불가능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하느님의 섭리로 1947년부터 이렇게 성공적으로 수행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총지출액의 81.3%(1억1174만 유로, 약 1658억 원)은 사목활동 연계 비용으로 지출했다. 그중 1억80만 유로(약 1424억 원)는 5573건의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데 쓰였다. 약 1660만 유로(약 234억 원)는 박해로 고통받는 교회와 신자들을 알리고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보, 복음화 및 옹호 활동에 지원됐다.



지난해 지원을 가장 많이 받은 국가는 우크라이나, 시리아, 레바논이다. ACN은 우크라이나교회와 함께 전쟁으로 트라우마를 입은 사람들의 영적 상처를 치유하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시리아와 레바논에서는 오랜 내전과 대규모 지진으로 경제 위기를 겪는 그리스도인들을 돕고 있다.


가장 많은 지원을 받은 대륙은 아프리카다. ACN은 전체 프로젝트 지원액의 31.4%를 아프리카 교회에 지원했다. 전 세계 가톨릭신자 5분의 1이 사는 아프리카는 사헬 지역에서의 테러와 이슬람 극단주의 폭력 확산으로 그리스도인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


중동과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에서도 도움을 펼쳤다. 시리아에 지원된 자금은 식량과 주택, 의료 지원, 빈곤계층 창업을 돕는 소규모 금융지원 등 긴급구호에 쓰였다. 레바논에서는 그리스도교 학교 운영과 식량, 주택, 의료 지원에 할당됐다.


또 전 세계 신학생 10명 중 1명에 달하는 약 1만1000명의 신학생 양성을 지원했다. 성당과 경당, 신학교, 수도원 등 건설·개보수 프로젝트, 사목자들의 선교 활동을 도울 오토바이, 자전거, 자동차 등 운송수단 지원도 펼쳤다.


ACN은 올해는 전쟁 지역이나 박해로 깊은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을 위한 사목적 동반과 지원을 강화할 예정이다.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인 지하디스트 테러 확산으로 그리스도인들이 고통받는 아프리카 사헬 지역 지원도 늘릴 계획이다.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7-02 오전 11:12:03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