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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대성당 마당에서 주교님과의 대화, 그리고 맥주 한잔 ‘CAMP at the Cathedral’ | 2024-07-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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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방종우 신부가 현장에서 즉석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6월28일, 서울대교구 주교좌 명동대성당 일대에 600여 개의 캠핑 의자가 설치되는 진귀한 광경이 펼쳐졌다. 열 명씩 둘러앉을 수 있게끔 마련된 자리는 행사 시작 시각인 오후 7시30분이 가까워지자, 2030 청년들로 가득 찼다.
2027 서울 WYD(세계청년대회) 지역조직위원회(이하 WYD 조직위)에서 준비한 첫 번째 참여형 행사, 대성당에서의 캠프)>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행사는 WYD 준비 과정에서 청년 신자들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교구장 정순택 대주교의 의지를 반영해 기획됐다.
행사에는 정 대주교를 비롯한 구요비 총대리주교, WYD 조직위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도 참석해 청년들과 둘러앉아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행사는 ‘젊은이들의 어려움’, ‘믿는 이들의 기쁨’이라는 두 가지 주제로 구성되어 주제별 연사 발표와 조별 나눔으로 진행됐다. 또한 조별 나눔 중에는 대형스크린에 오픈채팅방을 띄워 모든 참석자가 각 조의 키워드를 공유했다. 사회는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에서 교수로 재임 중인 방종우 신부가 맡았다.
△ 청년 연사의 발표를 듣고 있는 정순택 대주교
젊은이들의 어려움
첫 번째 주제의 연사로는 서울가톨릭대학생연합회 의장 이선화씨와 교구 청년연합회장 이상옥씨가 나섰다.
대학 4학년인 이선화씨는 “‘갓생’이라는 단어에서 알 수 있듯이, 요즘 청년들은 불확실한 미래와 타인과의 비교로 인해 조급함과 중압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토로하며 “어려운 현실 속에 있는 젊은이들을 어떻게 위로할지 신앙인으로서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교회 내 젊은이들의 어려움에 대해 발표한 이상옥씨는 “교회의 지원은 줄고 희생은 강요되는 상황에서, 청년들 역시 이제는 봉사활동에서 희생하려는 마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현실을 짚었다.
이어 “청년들이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를 하다가 냉담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안타까움을 표한 이씨는 “(관행적인 행사가 아닌) 새로운 공동체 행사, 그리고 좋은 리더의 존재로 청년들에게 봉사의 의미를 찾게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의견을 밝혔다.
△ 조별 나눔 중인 참가자들
믿는 이들의 기쁨
두 번째 주제의 연사로는 교구 청년성서모임 대표 정윤지씨, 장애인신앙교육부 교사연합회 상임위원 김세희씨가 나섰다.
십 년 전 세례를 받았다는 정윤지씨는 “‘그날 고생은 그날로 충분하다(마태 6,34)’라는 예수님의 말씀이 필사적으로 버텨왔던 나의 지난날을 위로해 주었다”라고 말하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어떠한 선택을 하더라도 언제나 선으로 이끌어 주시는 분”이라고 말했다.
발달장애인 주일학교 교사로 봉사 중인 김세희씨는 “때론 봉사가 아닌 일처럼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으며 “(제 경우) 그때 학생 한 명이 편지를 건넸다. 편지에는 ‘선생님, 사랑해요. 보고 싶어요. 고맙습니다. 제 말을 들어주세요’라고 적혀있었다. 그 편지가 저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터닝포인트가 됐다”라고 경험담을 전했다.
이어 김씨는 “저처럼 봉사하면서 의무감과 책임감 때문에 하는 건 아닌지 생각하는 분들이 있을 것 같다. 그때 ‘내가 왜 시작하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 해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 참가자들이 사제밴드 ‘우니따스’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항상 함께하신다는 것, WYD 준비 과정 통해 체험하길”
행사를 마치며 정순택 대주교는 청년들에게 “여러분들 삶의 이야기를 직접 듣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귀한 시간을 내어준 청년들께 감사하다”라고 전하며 “앞으로도 여러 다양한 모임으로 여러분이 주인공으로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 모두 귀가하시면서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무엇을 이루고, 어떤 사람이 되는지를 떠나 지금 있는 그대로 우리를 사랑하고 계신다’라는 교황님의 말씀을 마음속에 새기고 가시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또한 앞으로 3년여 간의 WYD 준비 과정에 청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기를 당부하면서 “하느님께서 여러분의 기쁨과 슬픔, 또 아픔에 항상 함께하신다는 것을 WYD 준비 과정을 통해 체험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행사를 시작하며 구요비 주교와 이경상 주교도 청년들에게 인사와 격려를 전했다.
구 주교는 “이렇게 많은 젊은이들과 함께하는 것 자체가 (제게는) 커다란 은총의 시간”이라고 말하면서 “여러분의 기쁨과 희망, 번뇌와 슬픔을 잘 듣고 나누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 주교 역시 “날씨마저도 좋은 너무나 아름다운 밤이다. 오늘 여러분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동반하고, 또 복음(기쁜 소식)을 전하는 시간을 보내고 싶다”라고 전했다.
WYD 조직위는 앞으로 청년 신자뿐만 아니라 세대와 종교를 넘어 전 국민적으로 WYD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여론을 수렴하는 소통의 장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이에 오는 7월28일, 청소년·청년 대표단과 주한 교황대사를 비롯한 내외빈을 초청해 WYD 준비를 대내외에 본격적으로 알리는 발대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함아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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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1 오후 2:13:00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