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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적 재앙된 의류 폐기물…덜 버리고 오래 입는 것이 해결책 2024-06-26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피해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과거로 돌아가기엔 너무 늦어버렸다는 탄식 너머로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모든 것을 잃지 않았다”며 “인간은 최악의 것을 자행할 수 있지만 또한 자신을 억압하는 모든 정신적, 사회적 제약을 극복해 자신에게서 벗어나 다시 선을 선택하며 새롭게 시작할 수 있기 때문”(「찬미받으소서」 205항)이라고 설명한다.
절망을 만든 것이 인간이라면 다시 희망을 만드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 신념, 자세, 생활양식 등 우리 삶의 방향을 재정립한다면 지금의 위기를 타개할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의(衣)생활에서 지속 가능한 방법을 찾아본다.



■ 한 벌의 옷이 만들어지기까지


2000년대 중반, 패스트 패션으로 한국에 소개된 몇몇 의류 브랜드는 저렴한 가격과 유행을 선도하는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만 원대 티셔츠는 한해를 입고 나면 구멍이 나거나 금세 늘어났지만, 소비자들은 “가격이 싸니 또 사면 되지”라며 쉽게 옷을 소비했다. 


옷의 생산부터 판매, 폐기가 빠르게 돌아가는 패스트 패션이 현대인의 삶을 편리하게 만들어 준다고 믿었지만 20년이 지난 지금, 빠르게 소비한 옷들은 인간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존재가 됐다.


SPA(제조·직매형 의류, 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시장 규모가 2010년 1조2000억 원에서 2018년 5조 원으로 성장하는 동안 섬유 폐기물도 112만여 톤에서 451만여 톤으로 증가했다. 빠르게 생산되고 판매되기 때문에 팔리지 못한 옷들은 금세 버려지기 때문이다. 



가격 저렴하고 유행에 민감한
패스트 패션 인기 계속되지만
빠르게 소비되고 버려지면서
의류 폐기물 문제 점차 심각



옷의 소재도 환경에 유해하다. 싸게 팔기 위해서는 저렴한 소재인 합성섬유를 사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플라스틱 생산을 위해 막대한 탄소를 배출, 전 세계 의류산업에서 해마다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세계 전체 배출량의 10%를 차지한다.


수질오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단 1톤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데 쓰이는 물은 최대 200톤. 게다가 가공하고 염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흘러들어 간다. 패션산업에서 발생하는 폐수는 전 세계 배출량의 약 20%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국제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데 물이 약 7000리터, 티셔츠 한 장을 만드는데 약 2700리터가 필요하다.


짧게 입다 버려진 옷들은 어떻게 될까? 한국환경공단 자원순환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0년 한 해에 버려진 섬유폐기물은 37만 664톤으로, 그중 재활용된 양은 2만1433톤, 단 6%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매립되거나 소각된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버린 옷들은 가장 취약한 이들의 삶을 훼손하는 불평등도 야기하고 있다. 한국의 헌 옷 수출량은 세계 5위를 기록, 중고 의류 가운데 70%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 지구를 위한 옷장


패스트 패션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컨셔스 패션(conscious fashion)이다. 소재 선정부터 제조 공정까지 모든 과정에서 친환경적이고 윤리적으로 만들어진 패션 아이템을 일컫는다. 사회적으로 친환경을 지향하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패션업계도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다량의 섬유폐기물을 양산했던 SPA 브랜드들이 앞다퉈 재활용 섬유를 사용한 제품들을 선보이기 시작, 컨셔스 패션 시장은 2019년 전 세계 약 63억5000만 달러(7조6100억 원)에서 2023년 약 82억5000만 달러(10조 원) 규모로 성장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그린 워싱(친환경적인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 환경에 악영향 끼치는 제품 생산) 문제도 불거졌다.



의류산업 배출 탄소 전체의 10%
폐수 배출량도 전체의 20% 해당
친환경 옷 생산 늘리기보다는
생산량 자체 줄이는 노력 필요



친환경 캠페인 기구인 변화하는 시장재단(CMF·Changing Markets Foundation)에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패션 브랜드 H&M이 지속가능한 패션을 표방하며 출시한 컨셔스 컬렉션의 원재료 가운데 72%가 합성성분으로 조사됐다. 브랜드 ASOS의 친환경 의류에도 재활용이 가능한 합성물이 9%만 포함돼 있어 논란이 됐다.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장섬유(의류)를 생산하는 대안도 각광받고 있지만, 이 방식도 완전한 친환경이 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페트병 티셔츠를 만들려면 각종 공정과 탄소배출 과정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속 가능한 의(衣)생활을 실천하는 이들은 “친환경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옷을 생산하기 보다 생산량 자체를 줄이고, 수중에 있는 물건을 되도록 여러 번 오랫동안 쓰는 것이 가장 좋은 제로웨이스트”라고 설명했다.


◆ ‘다시 입다 연구소’ 선정 패션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법


의류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설립된 비영리 스타트업 ‘다시 입다 연구소’에 소개된 패션 탄소발자국 줄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중고 의류 구입하기
2. 공기 중 자연 건조
3. 지속 가능한 브랜드 이용(폐자원 활용한 국내 브랜드: 큐클리프, 누깍, 119REO, 수미애)
4. 산 옷은 적어도 12번 착용
5. 찬물로 세탁
6. 배송 이용시 빠른 배송보다 보통 배송
7. 한 시즌에 한 옷씩 수선해서 입기
8. 드라이클리닝은 건너뛰기
9. 특별한 날 특별한 옷은 대여해서 입기


이 밖에 옷이 눈에 보이도록 색상별, 용도에 따라 정리하거나 평소에 옷 관리를 꼼꼼하게 해두는 것도 지속가능한 의생활을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6-26 오후 4:12:20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