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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정치 ‘극우 돌풍’, 교회 환경·이주민 사목 ‘빨간불’ 2024-06-19
 
유럽의회 선거의 첫 출구조사 결과가 9일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발표됐다. OSV

지난 6일부터 나흘간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극우 돌풍’이 휩쓴 가운데, 유럽 정치의 향방이 이후 가톨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이주민에 배타적이던 극우 정당이 유럽의회에서 우위를 점하게 되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보편 교회가 펼쳐온 환경과 이주민 사목이 다시금 도전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럽의회 선거는 향후 5년간 유럽연합(EU)을 이끌 지도부를 뽑는 투표다. 선거 결과는 유럽뿐 아니라 지구촌의 다양한 정책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번 2024 제10회 유럽의회 선거에는 27개 회원국 3억 7300만 명의 유권자 중 51%가 한 표를 행사했다.

10일 개표 결과, 우익 정당이 우세를 점하며 유럽의회 정치지형이 사실상 ‘우향우’하게 됐다. 프랑스에서는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RN)이 31.5%를 득표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집권 여당인 르네상스(14.6%)를 더블 스코어로 눌렀다.

독일에서도 강경 우파로 평가받는 독일대안당(AfD)이 15.9%로 역대 최고 득표율을 거머쥐며 집권 여당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오스트리아와 네덜란드 사정도 마찬가지다. 극우 성향의 조르지아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들(Fdl)이 30% 가까이 표를 얻었다.

이 같은 선거 결과는 뇌관으로 떠올랐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안보 위기, 전쟁으로 인해 밀려드는 난민 문제 등이 유럽인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주교회의연합회 의장 긴타라스 그루사스 대주교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선거 결과에 분명 경악하고 있을 것”이라며 “기본권·인간 존엄성·가족·교육·평화에 초점이 맞춰지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럼에도 중도 정당 등이 여전히 다수를 유지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 같은 결과를 ‘민생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로 받아들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가톨릭교회가 그간 강조해온 기후 위기 대응과 난민을 환대해야 한다는 이주민 사목 방향 등이 도전을 받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유럽연합주교회의위원회(COMECE) 의장 마리아노 크로치아타 주교와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의장 마태오 주피 추기경은 선거 전 공동 성명을 통해 “어떤 이들은 고립되어 있는 것이 더 낫다고 강요하지만, 고립은 강대국조차 힘을 잃게 만든다”며 이주민 포용을 다시금 강조했다.

반면 생명윤리 분야에서는 변화가 예상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최근 유럽 전역에는 여성의 낙태권 보장과 조력 존엄사 허용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이번에 우익 정당들이 우위를 점하면서 이를 반대·저지할 힘이 생겼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지난 3월 마크롱 대통령 주도 하에 세계 최초로 낙태권을 헌법에 명시한 바 있다. 4월에는 유럽의회가 EU 기본권 헌장에 낙태권을 포함하기 위한 투표를 진행했으나 폴란드와 몰타의 반대로 무산됐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가톨릭평화신문 2024-06-19 오전 8:52:1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