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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 증거했던 최고의 스승 ‘교부’들의 참모습 | 2024-0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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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계시헌장」은 8항에서 “교부들의 말씀은 믿고 기도하는 교회의 실생활 가운데 풍부히 흐르고 이 성전(聖傳)의 생생한 현존을 입증한다”고 전하고 있다. 이 내용처럼 교부(敎父)들의 가르침은 성전의 주축을 이루며, 그만큼 교부들의 문헌 연구는 하느님 계시에 접근하는 데 중요하고 필요불가결하다.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교부들이 ‘사도들 다음으로 교회를 심고 물을 주며 먹이고 양육한 자들’이라고 했다. 그만큼 교회는 교부들의 자상하고 지칠 줄 모르는 봉사 덕분에 성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시의 두 원천 중 하나라는 ‘전승’ 주역으로 ‘교부’를 언급하면서도 대다수 신자들은 제대로 모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초세기에는 교부 명칭이 주로 주교들에게 붙여졌다. 당시 주교는 지역 교회 예비신자들에게 실제로 세례를 주고 신자들을 가르치는 최고의 스승이었던 까닭이다. 여러 이단 논쟁이 있었을 때에는 교회 정통 교리를 증언했던 과거 주교들은 물론 사제 학자들도 망라해 교부라 불렀다. 교부들의 삶과 신앙을 아는 것이 중요한 이유는 이런 부분과 함께 그들이 삶으로 복음을 증거한 이들 이기에, 그 생애를 본받고 따름으로써 기도와 성덕의 길로 나아가는 데에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와 함께 살펴보는’이라는 부제가 붙은 책은 그처럼,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매주 수요일 일반 알현에서 신자들 대상으로 설명한 교부들 이야기다. 교황은 ‘로마의 성 클레멘스’와 ‘누르시아의 성 베네딕토’ 등 35명을 선정해 그들의 생애와 사상을 해설하며 진정 전승의 핵심에 있는 교부들 참모습을 보여준다. 그중 성 아우구스티노, 나지안주스의 성 그레고리오,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등의 교부들은 2회 이상 언급하면서 신자들에게 각 교부가 지닌 영성적·문화적·신학적 토양을 제시하고 있다. 성 아우구스티노 경우 5회에 걸쳐 생애와 가르침, 작품 등을 밝혔다. 이 책은 신앙의 초심자들에게 역사 안에서 신앙의 증거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 알려준다. 또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해 온 이들에게는 신앙의 또 다른 자양분을 얻는 계기를 준다. 역자 변종찬 신부(마태오·가톨릭대 교수)는 “교부들을 삶을 아는 것은 곧 그리스도교의 본질적 요소를 파악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사도들의 전통에 가까이 있는 유익을 얻은 교부들은 전통으로부터 단절되고자 하는 여러 위험성과 유혹 앞에 서 있는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에게 서로 다른 시기와 장소에 있는 그리스도인의 시각을 통해 성경을 읽도록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공부하고 가르쳐 온 교부들의 세상에 더 많은 신자들이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고 말한 변 신부는 “나보다 먼저 그리스도를 알고 살아간 이들이 지녔던 하느님에 대한 뜨거운 사랑, 또 교회에 대한 애정과 사람에 대한 깊은 존중이 신자들에게 더욱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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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12 오전 9:52:19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