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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떠난 자녀 기리며 아름다운 나눔’ 2024-06-11

미국 뉴욕에 사는 김미지(베로니카·82)씨가 2021년 두 자녀를 앞서 보낸 뒤 뉴욕 성 바오로 정하상 본당(퀸즈본당·주임 김문수 안드레아 신부)과 가톨릭대학교 가톨릭중앙의료원(원장 이화성 프란치스코)에 잇달아 기부한 소식이 알려졌다.


2018년 모교인 가톨릭대학교(총장 원종철 루카 신부)에 기부한 금액을 합치면 총 기부액은 한화 약 19억 원(137만 달러)이다.


이성걸(리카르도)씨와 김미지씨 부부는 2021년 딸 이은숙(실비아)씨와 아들 이영주(스테파노)씨를 잃었다. 딸 이은숙씨는 뉴욕대 로스쿨 졸업 후 의료 사고 전문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희귀 심장질환인 모야모야 증후군 증세를 겪고 갑작스레 숨졌다.


이뿐만 아니라 딸을 떠나보낸 지 한 달여 만에 아들 이영주씨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영주씨는 30여 년 전 한국어 공부를 위해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왔다가 사고로 척추를 다쳐 하반신 마비가 됐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미국으로 돌아와 버팔로대 로스쿨을 졸업 후 변호사로 활동했지만 2021년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먼저 떠나보낸 두 자녀를 기리고자 김미지씨는 뉴욕 성 바오로 정하상 본당에 100만 달러(한화 약 13억 7000만 원)를 기부했다.


또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을 졸업한 김미지씨는 2018년 모교 옴니버스 파크 건립을 위한 1만 달러(한화 약 1300만 원) 기부에 이어 지난해 36만 달러(한화 약 5억 원)를 추가로 간호대학 후배들을 위해 가톨릭중앙의료원에 기부했다.


이에 가톨릭중앙의료원은 5월 20일 가톨릭중앙의료원에서 김미지씨의 기부에 대한 감사의 뜻을 전하는 감사패 전달식을 진행했다. 또한 가톨릭대학교 옴니버스 파크 L층에 마련된 아너스 갤러리에 김미지씨를 등재했고, 옴니버스 파크 3층 간호대학 3301호실을 ‘김미지 대강의실’로 명명했다.


김미지씨는 “나눔을 통해 희망을 주는 선배로 기억되고 싶다”며 “후배들이 훌륭한 환경에서 교육받기를 바라며, 먼저 주님의 곁으로 떠난 두 남매가 기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화성 원장은 “평생을 모은 재산을 흔쾌히 기부해 주신 김미지 동문의 결정에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각박한 세상에서 어려운 분들의 기부는 더욱 값지다”고 말했다.


박효주 기자 phj@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6-11 오후 5:52:09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