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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합시다 | 2024-06-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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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해외 방문 중 규모가 그리 크지 않은 아이스크림 상점에 들렀다. 잠시 후 모든 직원들이 일을 멈추고 “어서오십시오, 저희는 손님을 위해 맛있는 아이스크림 제공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세 번을 외치더니 다시 일을 시작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 기분이 좋았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표정도 좋아 보였다. 보아하니 2시간마다 전 직원들이 가게를 찾는 손님들을 위한 인사 서비스였다. 지나치듯이 내뱉는 성의 없는 인사가 아닌 진심을 다하는 직원들의 인사 외침 소리가 따뜻하게 느껴졌다. 왜 사람들이 긴 줄을 서서 아이스크림을 사려는지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인사는 모든 순간을 기분 좋게 만드는 특효약인 것이다. 요즈음은, 학교에서도, 지자체에서도, 복지관련 분야에서도 인사 캠페인이 한창이다. 경기도 화성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과 학생자치회 학생들이 미리 교문에 나와 등교하는 학생들과 하이파이브, 손하트 인사, 주먹 인사 등으로 즐겁게 아이들을 맞이하는 ‘웃으면서 인사해요’ 아침 맞이 캠페인을 하면서 학생들이 즐겁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한다. 동작동 복지시설에서는 지역주민 간 관계를 향상하고 어르신이 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고자 “내가 먼저 인사해요, 안녕하세요!” 캠페인을 진행했다. 경남 남해군에서도 만나는 이들과 소통하고 상호 존중하는 공동체를 위한 준비로 인사 나누기 캠페인을 했다. 이런 캠페인으로 무엇이 달라질 수 있겠냐고 하겠지만 우리가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단 1명이라도 먼저 인사를 건네준다면 지역 사회를 바꾸는 초석이 될 수 있다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23」에 따르면 인구 대비 신자 비율은 3년째 제자리걸음이며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주일미사를 참례하던 신자 25%는 여전히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통계가 나왔다.(가톨릭신문 2024년 5월 5일자 참조) 이에 따르면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신자 비율이 늘지도 않았지만 줄지도 않았다는 것이다. 통계가 암시해 주듯이 예비 신자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면서 이 귀한 분들을 모셔 오기 위해 본당은 애를 쓰고 있다. 얼마 전 서울 도림동본당에서 예비 신자를 모시기 위해 본당 사제와 전 신자들이 가두선교를 위한 준비에 정성을 다하고 있는 사례를 접하면서 새 신자를 모셔 오는데 무엇이든 해야만 하는 지금이 우리 교회의 현실이란 것을 충분히 보여 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우리 교회도 신자들의 노력으로 모셔온 예비 신자들을 맞이하는 준비로 따뜻한 인사 나누기 운동을 시작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부터 먼저 내가 잘 모르는 신자들과 인사 나누기를 실천하고 예비 신자들이 성당에 오면 우리는 그들을 어떻게 맞이하는지 생각해 보아야겠다. 친절하고 반갑게 맞이하는가? 따뜻한 인사로 그들을 알아봐 주는가? 어색해하고, 쭈뼛거리는 그들을 그냥 지나치지는 않았는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인사는 서로를 알아봐 주는 첫걸음이다. 따뜻함이 머금은 얼굴로 “안녕하세요! 찬미 예수님” 이 한마디가 사람을 품을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며, 본당 내 신자들과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여 성당에 가는 발걸음을 신명 나게 하고 본당 신자들의 형제자매 이웃의 체감도를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미사 전과 후에 내가 아직 모르는 신자들에게 반갑게 인사 나누는 운동을 통해 성당을 웃음이 피어나는 신앙 공동체로 바꾸고 약자들이 편함을 느낄 수 있는, 누구나 환영하고, 모두가 환영받는 교회를 만들어 가는 것은 시대의 부름이기 때문이다. 어색한 형제, 자매에게 인사를 나눕시다. “찬미 예수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인사를 잘하면 모두가 행복해집니다! 글 _ 강성숙 레지나 수녀(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 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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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6-05 오전 8:32:02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