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News

  • 전례성사
  • 가톨릭성미술
  • 가톨릭성인
  • 성당/성지
  • 일반갤러리
  • gallery1898

알림

0

  • 가톨릭뉴스
  • 전체 2건

마법의 주문 2024-05-31


직장 인근에 시장이 있다. 점심시간에 시장을 걸어가다 보면 힘차게 울려 퍼지는 상인분들의 목소리에 시선을 멈추곤 한다. 시장은 에너지가 넘쳐나는 곳이다. 리어카에 옷과 양말을 한가득 올려놓고 물건을 파시는 아주머니가 한 분 계신다. 어느 날 무심코 그 앞을 지나가는데 그 아주머니께서 계속 “나오세요~, 나와 주세요~”를 주문처럼 흥얼거리시는 모습이 보였다. 누구에게 “나오세요~ 나와 주세요~”라고 하는지 궁금해서 다가가고 있던 순간 “나왔다” 하고 외치시고는 유쾌한 웃음과 함께 무엇인가를 들어 보인다. 양말이 나온 것이다. 손님이 찾는 양말이 있었는데 리어카에 뒤죽박죽 섞여 있다 보니 사장님이신 그 아주머니께서 찾아주신 것이다. 신기했다.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옷들과 양말들 속에서 손님이 요구한 그 양말을 정확히 찾아낸 것이다. 양말값을 지불하면서 손님이 말했다. “양말도 주인을 알아보나 보네요~, 오호홍홍.”

성공에 관한 책들을 읽어보면 공통적으로 긍정적인 생각과 마인드, 유쾌한 성격에 대해 말한다. 말은 참 쉽다. 행동하기가 어려울 뿐이다. 어느 날 퇴근하고 집에 들어갔을 때 아내가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고 있었다. 무엇을 찾느냐고 물었더니 귀걸이 한쪽이 감쪽같이 사라졌단다. 분명히 양쪽 다 있었는데 귀에서 빼고 보니 한쪽만 있고 다른 한쪽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장 리어카의 사장 아주머니가 생각났다. 그리곤 아내에게 내가 찾아보겠다고 말하고 나도 똑같이 흥얼거리며 주문을 외웠다. “귀걸이님~, 어디 계신가요~, 나오세요~, 나와 주세요~.” 이렇게 말하면서 찾기를 반복했다. 찾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귀걸이가 내 눈앞에 나타난 것이다. 

퇴근길, 어김없이 차가 막힌다. 나는 퇴근길에서도 마법의 주문이 통하는지 실험해 보기로 했다. 엄청나게 막히는 상황에서 나는 흥얼거렸다. “앞에 막히는 자동차님~, 비키세요~, 비켜 주세요~.” 신기하게도 내 앞 차선이 뚫린다. 마법의 주문이 통한 것이다. 

귀걸이를 찾는 상황에서도 도대체 어디에 있는 거냐고 짜증스런 생각과 마음으로 행동했다면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퇴근길에서도 막히는 차선에서 앞차와 끼어드는 옆 차를 보면서 전처럼 거친? 말과 행동을 했다면 역시 결과는 달랐을 것이다. 분명 같은 상황에서의 다른 결과는 내 생각과 마음과 행동이 달라졌기에 가능한 결과이다. 긍정적인 생각과 마인드, 유쾌한 성격을 갖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는 오늘도 퇴근길에서 마법의 주문을 흥얼거린다. 
 


글 _ 이재훈 (마태오,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 사무국장)
대학에서 신학과 철학을 전공했으며, 신앙 안에서 흥겨운 삶을 살아가는 일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년 가까이 가톨릭사회복지 활동에 투신해 오고 있으며, 대학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하루하루 매순간 감탄하고, 감동하고, 감사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05-31 오전 9:12:11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