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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오메트르 베드로, 병인박해 때 맡겨진 양 떼 지키고 순교의 월계관 2024-05-29
윤영선 작 ‘성 오메트르 베드로’

출 생 | 1837년 프랑스 앙굴렘(Angoulême)

순 교 | 1866년(29세) 갈매못 / 군문효수

신 분 | 신부




성체 모시겠다는 열망 간절했던 신앙 선조들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에는 성체를 이루는 사제들을 위해 기도하게 된다. 우리처럼 나약한 본성에도 불구하고 그리스도의 몸을 이루도록 그들에게 주어진 소명의 무게가 무거워 보이기 때문이다. 지난날 우리의 신앙 선조들이 성체를 모시는 데 얼마나 진심이었으며, 그 열망으로 미사를 집전해 줄 사제를 얼마나 간절히 바랐는지 돌아보면 더욱 그렇다.

선조들은 처음부터 성체성사의 가치를 알고 있었다. 이른바 ‘가성직제’를 통해 미사를 봉헌했다는 이야기 속에는 성체를 모시겠다는 열망이 간절해 보인다. 스스로 사제가 된 자신들의 행동이 잘못된 것임을 인식한 후에, 그들은 기필코 신부님을 모셔오려고 갖은 노력을 다했다. 선조들의 간절한 기도가 하늘에 이르렀음이 틀림없다.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과 섭리로 여러 선한 목자들이 조선 땅을 밟았기 때문이다. 성 오메트르 베드로 신부도 그중 한 분이다.



1863년 소망대로 조선의 목자로 입국

성체 성혈 대축일에 오메트르 신부를 기억한 건 그가 사제 서품식 날 썼다는 편지 때문이다. “1862년 6월 14일 오늘, 저는 사제로 수품되었으며, 빵과 포도주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로 변화시킬 수 있는 특별한 능력을 받았습니다. 왕자들과 임금들에게도 주어지지 않은 능력이 가난한 시골 꼬마에게 맡겨졌습니다. 좋으신 하느님께서 저에게 베풀어주신 호의에 대해 감사드려 주시기 바랍니다. 저와 저에게 맡겨질 가련한 영혼들을 위해 기도하시어 제가 그들과 함께 천국에 갈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에게 맡겨질 가련한 영혼은 간절하게 성사를 그리던 조선의 백성이다. 1863년 6월 23일 자신의 소망대로 조선의 목자로서 조선에 입국하였기 때문이다. 조선에서의 2년 남짓 짧은 삶 동안에도 깊은 신심과 어진 행동으로 많은 교우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 마침내 수품 때의 서약을 실현이라도 하려는 듯이 오메트르 신부는 1866년 3월 맡겨진 영혼들을 대신해서 순교하였다. 소망대로 천국에 든 목자는 남겨진 양 떼를 위한 전구자가 된 것이다.



손골에 머물며 조선말과 풍습 익혀

용인에 있는 ‘향기로운 골짜기’라는 뜻을 지닌 손골성지는 성인이 체포되기 전까지 머물며 조선말과 풍습을 익히고 사목활동을 하던 곳이다. 집 가까이에 있는 성지여서 성체현양대회 때와 연미사 등을 위해 가끔 방문하던 곳이다. 어느 겨울날 하얀 눈으로 덮여있는 성지는 더 포근하고 깨끗한 모습이었다. 오후 5시가 넘어서 주변이 어둑어둑한데, 다행히 성당 문이 열려 있어 안으로 들어갔다. 깜깜한 성전 제대에는 감실의 성체등이 빛을 발하며 반겨주었으며, 사제복을 입은 선한 목자 오메트르 베드로 성인의 순백의 순수한 모습이 느껴졌다.
 
 
[가톨릭평화신문 2024-05-29 오전 10:12:14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