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살레시오수녀회의 교육 이념을 전해온 베들레헴어린이집 원장 이선영 수녀(오른쪽)와 우영숙 수녀.
‘교육은 마음의 일입니다.’
베들레헴어린이집 입구에 적혀 있는 보육 철학이다. 원장 이선영(살레시오수녀회) 수녀는 “돈보스코 성인의 예방 교육을 기반으로 아이들이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표현하길 돕고 있다”며 “모든 자연과 피조물, 사람과 사랑을 나누는 어린이로 성장하도록 교육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이들이 스스로 세상의 일부이자 상생하는 존재로 여기고, 모든 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도록 가치를 심어준다.
이 수녀는 베들레헴어린이집 20주년을 맞아 만난 자리에서 “이주민·다문화 가정·난민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하는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의 동반으로 지금까지 운영하고 있다”며 “지지와 사랑으로 함께해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15년간 베들레헴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을 돌본 우영숙(살레시오수녀회) 수녀도 “모든 아이는 출신 국가와 언어·피부색과 관계없이 하느님 자녀”라며 “단 한 명이라도 이곳을 필요로 하는 아이가 있다면, 사도직을 지속해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출생 신고를 할 수 없는 난민·미등록외국인 등 자녀들은 커가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비관해 잘못된 길로 빠지기도 한다. 이같은 사정을 잘 알기에 베들레헴어린이집에선 퇴직 교사가 자발적으로 장학금을 모아 이곳 출신 아이들의 대학 진학을 지원해준 적도 있다.
수혜를 받은 이는 최근에도 봉사하러 어린이집을 찾았다. 또 서울 이주사목위는 마고네지역아동센터를 운영하며 어린이집을 졸업한 학생들에게 방과 후 돌봄을 제공한다. 일회적 교육이 아닌 하느님의 자녀로서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교회 공동체가 마음을 다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이다. 이곳 수녀들에게 아이들은 마음으로 낳은 자식들과 같다.
어린이집은 부모들의 구직도 돕는다. 교육을 넘어 가정을 두루 보살피는 데에도 힘쓰는 것이다. 우 수녀는 “캄보디아에서 온 엄마였는데, 베들레헴어린이집을 통해 새 직업도 갖고 온전한 가정을 다시 꾸리는 등 타지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정에 계속 동반하고 있다”고 전했다.
두 수녀는 “살레시오수녀회의 교육 정신은 세계 어디를 가도 똑같다”며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씨앗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는 그저 흙을 고르고 물과 거름을 주며 햇빛을 가리지 않는 터전을 만들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함께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며 “하느님 사랑이 가장 먼저 실현되는 교회에서 다문화·이주노동자 가정을 환대하고, 그들의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 계속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예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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