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 의대와 요셉나눔재단법인이 ‘이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의 아버지, 선우경식 선생님’을 주제로 마련한 공동 심포지엄에서 김평만 신부가 참석자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고통과 노고 나누어 갖는 삶에 투신
성찰·복음 묵상·성체조배 등 영성생활
‘인격적 친교의 삶’에 헌신한 인물이자
인술로써 자비의 신학 실천한 신앙인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평생 가난한 환자들을 돌봤던 선우경식 원장 삶의 바탕에는 푸코 성인의 영성을 실천하려는 의향이 있었다.”(가톨릭대 의대 김평만 신부)
“선우경식 원장은 그 누구보다, 어떤 기관보다 먼저 알코올의존증 환자들의 재활을 통한 자립과 사회통합의 필요성을 현장 경험을 통해 발견하고, 주거와 자립 프로그램을 제공한 혁신가로 평가된다.”(윤현숙 한림대 명예교수)
“선우경식 선생은 ‘성덕은 다름 아닌 충만하게 실천된 사랑’임을, ‘우리는 모두 사랑으로 살아가고 각자 어느 곳에 있든 날마다 자신이 하는 모든 일에서 고유한 증언을 하면서 거룩한 사람이 되라고 부름받고 있음’을 깨닫고 실천한 훌륭한 의사이자, 신앙인의 모범이었다.”(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박준양 신부)
올해 개교 70주년을 맞은 가톨릭대 의과대학(학장 정연준)과 요셉나눔재단법인(사무총장 홍근표 신부)은 5월 21일 가톨릭대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고 선우경식(요셉, 1945~2008) 원장의 삶을 다각도로 짚어보는 공동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가톨릭대 의대는 ‘제1회 자랑스러운 가톨릭의대인’으로 가톨릭대 의대 10회 졸업생인 선우경식 원장을 선정했다.
‘이 시대의 소외된 사람들의 아버지, 선우경식 선생님’을 주제로 열린 공동 심포지엄에서 김평만(가톨릭중앙의료원 영성구현실장) 신부는 샤를 드 푸코의 영성을 중심으로, 영성가로서의 선우 원장을 조명했다.
김 신부는 “1984년 선우경식은 예수의 작은 형제회 재속회 활동을 시작했다”며 “그가 죽는 순간까지 샤를 드 푸코 영성을 좇아 삶을 투신했음은 그가 남긴 기록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푸코의 영성은 하느님 사랑으로 자신의 삶을 함께 나누는 것, 특히 고통과 노고를 나누어 갖는 것”이라며 “선우경식은 자기 성찰과 복음 묵상, 성체조배 등 푸코 영성을 내재화하는 영성생활을 게을리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승만(가톨릭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과) 교수는 ‘제도와 의료의 빈자리를 메우다 : 선우경식 선생의 전인 치료''란 주제 발표에서 “의료협동조합 병원으로 시작한 요셉의원은 제도의 변화와 함께 달라지기 시작했다”며 “전 국민 의료보험 시대에도 여전히 제도 바깥에 놓인 사람이 적지 않았기에 요셉의원은 자선병원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교수는 “그저 ‘돈 안 받는 의사’를 꿈꾸었을 뿐인 그는 어느덧 치료를 넘어 치유를 행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박준양(교황청 국제신학위원회 위원) 신부는 선우경식 선생의 삶에 대한 신학적 성찰과 평가를 발표, “선우경식 선생은 현대의 개인주의적이고 소비적인 사회문화적 흐름에 역류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조한 ‘인격적 친교의 삶’에 자신의 삶을 헌신한 인물”이라면서 “의술만이 아닌, 인술을 실천함으로써 그리스도 ‘자비의 신학’을 몸소 살았던 신앙인이었다”고 평가했다.
윤현숙(한림대 사회복지학부) 명예교수는 ‘보건복지의 측면에서 본 요셉의원’에 대해 발제, “요셉의원이 정부의 국민건강보험제도로는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없는 빈곤층과 노숙자·행려자·건강보험체납자·난민·미등록 외국인 근로자 등 의료사각지대 환자들에게 의술을 펼쳐왔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나 민간 기관들이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사업과 프로그램을 선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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