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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복음]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삼위일체, 하느님 사랑의 신비 | 2024-05-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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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믿습니다. 세 위격을 지니신 한 분 하느님, 즉 하느님께서는 위격으로는 세 분이지만 본체로는 한 분이십니다. 세 위격으로는 온전히 다르면서 동시에 똑같은 하느님을 진술하기 위해 교회는 삼위일체라는 신학용어를 사용합니다. 삼위일체 교리는 여타의 신앙 진리가 그렇듯 먼저 체험이 있었고 그것을 이후에 논리적으로 정리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삼위일체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해서는 셋이면서 하나라는 논리적 모순을 설명하기보다 그 교리가 정식화될 수 있었던 역사 안에서의 하느님 체험이 무엇이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그 출발점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하느님을 체험하였던 양상에 있습니다. 유다인으로서 자신들의 전통 안에서 살았던 그들은 주님이신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체험을 이미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과의 생활을 통해 예수님께서 바로 육화하신 하느님, 하느님으로부터 파견된 아들이심을 확신하였습니다. 또한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에 그분께서 약속하셨던 협조자이신 성령을 체험하였고, 그 성령의 도움으로 예수님께서 바로 그리스도이심을 선포하는 일에 자신들의 목숨조차 내놓을 만큼 충실하였습니다. 그러한 세 가지 모습으로 하느님을 체험했던 제자들의 고백과 믿음이 교회 공동체를 통해 전달되었고, 몇백 년 후에 신학자들에 의해 성부이신 하느님, 성자이신 하느님, 성령이신 하느님, 즉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대한 신앙고백으로 정식화되었습니다. 삼위일체의 신비는 하느님께서 인간을 극진히 사랑하였고 여전히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신비, 곧 인간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상을 창조하시고 피조물들을 지극히 사랑하시는 하느님 아버지이신 성부의 사랑, 온전히 성부께 의탁하시며 세상과 인간의 구원을 위해 죽기까지 사랑하신 하느님의 아들인 성자의 사랑, 아버지와 아들을 일치시키시며 교회와 세상을 신비로운 섭리와 은총으로 이끌어 가시는 성령의 사랑, 이 모든 사랑이 하나이고 끊임없이 세상과 인간을 향해 흘러넘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삼위일체의 신비는 사랑의 신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시면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라”(마태 28,19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그 말씀에 따라 우리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았고, 하느님 자녀로서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약속했습니다. 하느님 자녀로 살아가는 것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입니다. 위격이 서로 다른 성부와 성자·성령께서 사랑으로 일치를 이루시듯 사랑은 모든 것을 화해시키고 일치시키고 변화시킵니다. 그래서 사랑은 우리가 맺고 있는 모든 관계를 귀하게 바라보게 하고 상대를 진정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합니다. 그것이 삼위일체의 신비를 살아가는 모습일 것입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이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고백하고 그분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고 있습니다. 기도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성호경, 그리고 모든 영광을 하느님께 돌리는 영광송 등 우리와 가까이 계시는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우리는 사랑의 관계 안에서 체험하며 살아갈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시듯 우리도 서로 사랑하기 위해 노력할 때 성삼위이신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 안에 함께하십니다. 삼위일체 신비를 통해 드러난 우리에 대한 하느님의 지극한 사랑에 감사하고, 그 사랑에 응답하며 살아가는 한 주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유승록 신부(서울대교구 주교좌 기도사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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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5-22 오전 7:52:0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