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가톨릭대 개교 40주년 학술발표회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수원가대 제공
“신학 교육의 목적은 진리를 독점 소유하고 가르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 백성·교회·세상에 봉사하기 위함임을 더욱 깨닫도록 해야 한다”는 지적과 고찰이 나왔다.
수원가톨릭대 교수 한민택 신부는 8일 수원가톨릭대 개교 40주년 기념 제46회 학술발표회에서 ‘시노드적 양성을 위한 밑그림 - 신학생 양성을 중심으로’란 주제 발표에서 “한국 교회의 미래를 위해 시노달리타스가 중요하다면, 그 출발점은 신학교 양성이 되어야 할 것이며, 이제 ‘위대한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어 “신학과 영성은 자칫 사제들의 배타적 소유물로 오해될 위험이 있다”며 “신학교는 배타적으로 소유할 진리를 배우는 곳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날 수원가톨릭대 하상관 토마스홀에서 열린 학술발표회는 ‘시대를 사는 사제, 시대에 응답하는 양성’을 주제로 시대 변화에 따른 신학교의 시노드적 양성을 위한 과제와 전망을 나누는 자리였다.
한 신부는 “시노드적 사제 양성과 관련해 신학교 문화에서 검토해야 할 시급한 주제는 계급 문화”라며 “신학교에서 사제와 신학생의 관계, 선후배 사이 관계는 문화적·교회적으로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시노달리타스 실현을 위해 매우 큰 도전으로 다가오는 문제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른바 ‘짬밥’이 통용되는 곳이 신학교로, 누구의 이야기에나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문화보다 선배·연장자의 말이 우선시되는 문화를 극복하지 못하면 시노달리타스 실현은 요원한 유토피아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강압적으로 위에서 아래로 부과하며 아무런 이유도 제시하지 않는다면 전통이 아닌 악습에 불과하다”며 “그 정신이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을 수용하는 이가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전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한 신부는 또 “수용 주체가 이런 방식을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경청과 대화가 우선시될 수밖에 없다“면서 “시노드적 양성을 위해서는 의사소통과 결정을 위한 제도, 경청과 대화, 공동체적 식별을 위한 제도 등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한 신부는 “세상이 변할수록 사제 양성 방법 또한 새롭게 변모해야 한다”며 “무조건 세상 흐름을 따라가자는 것이 아니라, 복음 선포 사명을 새롭게 인식하고, 그 안에서 사제의 역할과 리더십을 새로 파악해 그에 따라 양성이 이뤄져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김유정(대전교구 노은동본당 주임) 신부는 ‘사제 양성자의 양성에 관하여’란 주제 발표에서 “양성은 실험이 아닌 만큼 사제 양성자 개인의 즉흥적인 생각이 양성 프로그램 전체를 좌우해선 안 된다”며 “새로운 프로그램이 양성의 역사 안에서 검증되지 않았다면, 공동체의 공동 식별(시노달리타스)을 통해 검증한 후에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양성자는 사제직 지원자의 일차적 양성자가 성령이심을 깨달아야 하며, 성령의 이끄심에 열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치헌(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는 ‘수원가톨릭대학교 40년 사제 양성의 발자취’란 주제 발표를 통해 사제 양성을 위해 힘쓴 학교의 역사를 개괄했다.
이상도 선임기자 raelly1@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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