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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것들은 | 2024-0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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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에 들어선 내 친구들은 요즘 청년들이 일은 제대로 못하면서 자존심만 세고, 용기와 모험심이 없고, 헌신은 부족하고 계산적이라고 한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차는 늘 있어 왔다. 기원전 1800년의 수메르 점토판부터 지금까지 기성세대가 젊은이들을 비판하며 한탄한 기록은 수없이 많다. 노인들의 축적된 경험과 지식이 중요했던 농경사회와 달리 과학 기술이 고도로 발달한 오늘날, 노인들은 소외되기 십상이다. 노령 인구는 급격히 늘어나지만 그들을 위한 자리는 줄고 있다. 우리 주위에는 관공서나 식당에 설치된 키오스크의 조작을 어려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기성세대는 MZ 세대에게 말을 건네기를 어려워한다. 태어날 때부터 개인용 컴퓨터와 인터넷, 휴대전화와 MP3 가 일상화된 환경에서 자라나 ''디지털 네이티브’라고도 불리는 이 세대는 디지털 언어와 장비를 특정 언어의 원어민처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어떤 사람은 이들을 신세대가 아닌 ''신인류''라고 일컫기도 한다. 알아듣기 힘든 줄임말을 남발해서 이들이 “우리말을 하는 외국인 같다”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소통하기 어렵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젊은 것들은 버릇이 없다”고 하는 사람은 수천 년 전에도 똑같은 말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까? 젊은 세대 앞에서 “나 때는 말이야 ~” 하고 운을 떼는 순간 꼰대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젊은이들이 보기에 나이든 사람들은 융통성이 부족하고 권위적이며 제대로 경청할 줄 모른다. 서로 다른 세대 사이에 감성이나 가치관의 차이가 있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그 차이가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기 위해서는 자연스럽게 서로 어울릴 수 있는 시간과 자리가 더 필요하다. 내가 대표로 있는 ‘이음새’는 한 달에 한 번씩 여러 세대와 문화가 어우러져 함께 걷는다. 요컨대 같은 눈높이에서 편안하게 만나는 것이다. 인구 절벽의 시대에 세대간 소통은 점점 더 중요해진다. 이를 위해서는 나이든 사람이 젊은이들에게 무언가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더 많이 들으려 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젊은이들에게 물어본다면 실제로 배우는 것도 있고 관계도 더 좋아질 것이다. 나이들수록 “입은 닫고 지갑은 열어라''라는 말이 있는 이유다. 나이든 사람은 지금의 젊은이들이 내가 그들의 나이 때 했던 경험을 똑같이 반복한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오늘의 대학과 한국 사회는 30-40년 전과는 너무나 다르다. 우리의 경험을 기준으로 젊은이들을 보아서는 안된다. 우리는 각각 다른 경험을 안고서 오늘을 함께 살고 있는 동시대인이다. 기후 재앙과 저출생 고령화 시대의 도전에 책임있게 응답하기 위해서도 우리가 동료라는 사실을 분명히 알고 처신하면 좋겠다. 그게 진정 나잇값 하는 것이 아닐까? 글 _ 신한열 프란치스코 수사(떼제공동체 수사·공익단체 이음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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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5-14 오후 1:12:09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