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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쓰고 교우들과 나누며 깊은 위로 받았어요” 2024-05-14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지난 5월 3일 오전 서울 삼각지성당(주임 박홍철 다니엘 신부)내 ‘마리아의 정원’ 방에서는 윤동주의 ‘서시’를 비롯한 시어(詩語)들의 낭송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난 4월 26일부터 진행되는 ‘예수님과 함께하는 낭송 수업’이었다. 10여 명의 참가자들은 남궁경숙(안나) 시인의 지도로 함께 명시를 소리 내 읽어보는 한편 각자 써 온 자작시를 발표했다.

 

 

대부분은 처음 시를 써보고 발표하는 자리였음에도 ‘기억’과 ‘머무름’, ‘12월’ 등 저마다의 일상과 삶의 편린이 스며든 아름다운 시들을 나눴다. 병상에 있었던 아픔과 가족을 사랑하는 이야기가 녹아든 시에 때로 읽는 이들도 이를 듣는 참가자들도 눈시울을 붉혔다.

 

 

4회차 프로그램으로 준비된 수업은 1~2회 동안 시인을 초대해 시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또 직접 쓰고 발표하는 과정으로 진행됐다. 3회에서는 집중적으로 시를 더 써보는 과정이 준비됐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는다’라는 글을 듣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시간도 가졌다. 비록 길지 않았지만, 이 과정은 참가자들이 ‘표현’에 대해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됐다. 5월 24일 마무리될 수업은 박홍철 신부 강의와 한 명씩 지은 시를 낭독하는 순서로 이어진다.

 

 

이번 수업은 하느님과 신앙, 기도의 마음을 좀 더 다양하게 표현하는 시간으로 공감을 얻고 있다. 시를 써보는 동안 언어와 글, 삶에서도 시선이 달라졌다는 평이다. 참석자들은 시를 쓰며, 또 다른 이들의 시 낭송을 들으며 치유를 받고 시를 가깝게 느끼게 됐다고 전했다. 한 참석자는 “전문적으로 시를 써보고 싶은 용기를 얻었다”고도 밝혔다.

 

 

“성당에서 그저 가볍게 목 인사만 하고 스쳐 간 관계였는데, 같이 수업을 들으며 시를 통해 그들 삶에서 배어 나오는 솔직함에 깊이 감동했습니다. 시를 읽고 나누는 과정에서 서로 위로와 평온을 얻었습니다."

 

 

다음 수업을 기다리며 회원들의 어떤 시를 만날지 일주일 동안 기다려지는 즐거움을 느꼈다는 백진숙(데레사)씨는 “매주 화요일 평일 미사 강론 중 주임 신부님께서 복음과 연관된 시들을 읽어 주시는데, 그런 시간이 스며들어 더욱 시가 가깝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또 “낭송 수업을 통해 일상에서 끌어내지 못한, 내면에 예수님 사랑이 깃들어 각자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고 계심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수업에 함께하며 자작시를 나누기도 한 박홍철 신부는 “시를 포함한 문학적인 도구들, 또 노래 몸짓 등으로 기도나 하느님께 나아가는 방법을 확장하고 시도해 보는 그런 장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5-14 오전 9:52:04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