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고 조영동 루도비코 작가의 예술과 신앙을 조망할 수 있는 전시회가 서울 절두산순교성지에 있는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대부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작가의 기증 작품들을 볼 수 있는데요.
윤하정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전시장 한편을 가득 메운 수많은 자화상.
고 조영동 작가가 오랜 세월 매달렸던 'Ecce Homo, 에체 호모' 시리즈입니다.
라틴어로 '이 사람을 보라!'는 뜻의 'Ecce Homo'는 가톨릭미술에서 온갖 수난으로 인해 처참해진 예수의 모습을 가리킵니다.
<박찬정 안나 /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학예연구사>
"사람들 앞에 수난 받는 모습으로 끌려나오셨을 때 빌라도 총독이 예수님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거든요. 그런데 가톨릭미술에서는 고통 받고 피폐해진 예수님의 모습을 그려내는 도상을 'Ecce Homo'라고 표현합니다."
이밖에도 그리스도의 수난과 십자가, 생명의 근원과 궁극에 관한 추상화 등이 걸려 있습니다.
모두 지난해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에 기증된 조영동 작가의 유작들입니다.
이번에 선보이는 40여 점은 대부분 일반에 공개된 적이 없는 작품들입니다.
1933년생으로 격동의 시대를 거치며 인간의 고뇌와 실존의 의미를 추상으로 표현했던 작가는 한국전쟁 직후 세례를 받고 신앙인으로서도 활발하게 활동했습니다.
1995년 한국가톨릭미술가협회 창립 당시 부회장을 역임했고, 서울 주교좌 명동대성당의 '김범우 초상', 절두산순교성지의 '김진구 초상'도 제작했습니다.
한국교회 성미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제19회 가톨릭미술상 특별상도 수상했습니다.
이번 전시는 오는 7월 28일까지 이어지며,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cpbc 윤하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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