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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대교구 모든 성당 스케치화 주보 연재, 서원만 화백 2024-05-07

2021년 1월 3일자 대구 주교좌계산대성당을 시작으로 지난 4월 28일 구미 형곡성당까지, 대구대교구 주보 1면에는 서원만 화백(베르나르도·64·대구 상인본당)이 그린 성당 스케치화가 연재됐다. 교구 164곳 성당을 모두 싣는 데 꼬박 40개월이 걸렸다. 연재를 마친 서 화백의 지금 심정은 어떨까.


“연재하는 동안 한 번도 쉬어본 적 없습니다. 마감 시간 맞추기가 가장 힘들었어요. 주보 그림은 교구민과의 약속이잖아요. 사명감으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지금 돌이켜 보면 4년 가까운 시간을 어떻게 견뎌왔나 모르겠어요.”


한 사람에게라도 더 ‘저 성당에 가고 싶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는 서 화백. 단지 외형을 묘사하는 수준이 아니라 그 성당만이 줄 수 있는 영성적인 분위기를 작품에 담고 싶었다고 했다.


“냉담하고 있는 신자라든지, 신앙적으로 조금 자극이 필요한 그런 분들이 성당에 푸근함을 느끼고 한 번 더 가고 싶다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성모상을 그리는 데에도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어떤 곳 성모상은 작다 싶으면 크기를 조금 더 부각해 그렸어요. 미술이기에 할 수 있는 예술적 허용이라고 할까요.”


성당 스케치 작업은 직접 성당을 방문해 분위기를 잡아내는 일부터 시작한다. 그다음부터가 더 중요하다. 먼저 연필로 스케치한 밑그림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검토하고, 고민하고,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찢어버려 다시 그리는 일을 반복했다. “그렇게 한 성당의 그림을 완성하는데 최소 한 달씩은 걸렸다”고 서 화백은 말했다.


“힘들 때면 ‘주님께서 곁에서 도와주신다’는 생각이 여러 번 들었어요. 제 능력 이상의 어떤 결과, 내가 추구한 이상의 분위기가 나온다면 주님의 도우심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는 항상 주님께 도움을 청하는 마음으로 작업을 했던 것 같습니다.”



붓을 잡은 지 올해로 38년째인 중견 서양화가 서 화백. 신자들에게 영성적인 무언가를 주는 것이 필생의 화두라고 말했다. 가톨릭 미술작가로서 서 화백은 “사람들에게 행복과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작품을 그리는 것이 저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서 화백은 성당 스케치화 연재를 처음 제안한 당시 대구대교구 문화홍보국장 최성준 신부(이냐시오·가톨릭신문사 사장)와 대구대교구장 조환길(타대오) 대주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서 화백은 또 앞으로 자신이 주님의 도구로 계속 쓰일 수 있도록 공부하고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노년에 스테인드글라스 작품에 천착해 많은 사람에게 신비롭고 행복한 느낌을 전했던 샤갈(Marc Chagall·1887~1985)을 닮고 싶다고도 말했다.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사랑과 평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림을 그릴 수 있다면 저는 더 이상 바랄 게 없습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5-07 오후 5:52:10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