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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에서 피정 어때요 2024-05-07


“피정은 자신을 옥죄어 오는 번뇌로부터 싸워 이겨 고요함의 상태로 나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곳에 머무르면서 고요에 이르러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정말 열심히 지었습니다.”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이하 문화영성센터) 설계를 담당한 승효상 건축가(전 국가건축정책위원장)가 5월 1일 개관식에서 이곳을 자신 있게 소개했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은 경북 칠곡군 왜관읍 관문로 61 본원에 새 피정의 집 역할을 할 문화영성센터를 세우고 이날 첫 피정객 70여 명을 맞았다. 피정을 지도한 박현동 아빠스는 첫 강의에서 “이곳은 많은 사람들을 위해 문화와 영성을 전파하는 곳”이라며 더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곳이 되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기존 ‘왜관 피정의 집’ 역할을 대신하게 될 문화영성센터는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의 신축건물이다. 또 옆에 있는 66년 된 지상 2층 건물 마오로관을 리모델링해 서로 연결했다.


1964년 처음 문을 열었던 한국교회 최초 피정의 집인 왜관 피정의 집은 피정뿐 아니라 본당 사목위원 교육, 심지어 주교회의 총회도 열린 적이 있을 정도로 1960~1980년대 한국교회에 의미 있는 장소였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노후화가 점점 심각해졌다. 피정객들은 수도원 성당과 피정의 집을 오가려면 큰 도로를 건너야 한다는 불편함과 위험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왜관수도원은 2년 전부터 건립 사업을 본격화하고, 승효상 건축가에게 설계를 맡기면서 이번에 문화영성센터를 지었다. 아직 완공상태는 아니지만, 숙소나 대강당 등 대부분 시설이 사용 가능해지면서 5월 1~2일 1박2일의 ‘영성배우기 피정’ 프로그램 첫 일정을 시작했다. 봉헌식은 이번 여름 중 거행될 예정이다.



문화영성센터는 앞으로 월 2회 영성배우기 피정 프로그램을 계획하고 신청을 받는다. 이외에도 평화학교, 힐데가르트 영성학교, 순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한다. 개인·단체 피정, 세미나와 학회 등을 위한 장소 대관도 신청받고 있다.


아울러 이날 개관식에서는 대강당 이름을 ‘구상·구대준 홀’로 명명하는 예식도 열렸다. 왜관수도원의 은인 고(故) 구상 시인(요한 세례자·1919~2004)과 그의 친형이자 덕원의 순교자로서 시복 청원 중인 ‘하느님의 종’ 구대준 신부(가브리엘·1912~1949?)의 이름을 따왔다. 명명식에는 구상 시인의 사위 김의규(가브리엘) 화백과 승효상 건축가가 참석했다.


박 아빠스는 “구상 선생님과 구대준 신부님의 이름을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대강당 이름을 지었다”며 “많은 분들이 구상 시인의 작품을 읽고, 구대준 신부님을 비롯한 덕원 순교자들의 시복 시성을 위해 기도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의 054-971-0722 성 베네딕도 문화영성센터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5-07 오전 9:52:02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