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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1년 9월 9일 조선대목구 설정·대목구장 임명 소칙서 반포 2024-04-30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1831년 9월 9일 성모님께 처음으로 봉헌된 성당인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조선대목구 설정과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다는 두 개의 소칙서를 반포했다.

1832년 7월 25일 파리외방전교회 신학교 담당 신부 장 앙투완 뒤부와(Jean-Antoine Dubois) 신부가 보낸 편지가 도착했습니다. 편지에는 1831년 9월 9일 그레고리오 16세 교황께서 소칙서를 반포해 조선대목구를 설정하시고, 초대 대목구장으로 저를 임명했다는 소식이 담겨있었습니다. 제가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된 지 10개월 만에 이 기쁜 소식을 접하게 된 것입니다. 이 편지로 저의 망설임은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저는 더는 고민하지 않았고, 페낭 신학교 교수진 누구도 저의 조선행을 만류하거나 반대하지 않았습니다.

1830년 11월 30일 비오 8세 교황이 선종했습니다. 그는 조선 선교지를 전담할 사도생활단과 수도회를 물색하는 데 애쓴 교황이었습니다.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기 위한 콘클라베가 열렸고, 64일간 83회에 걸친 투표 끝에 교황청 포교성성 장관이던 바르톨로메오 알베르토 카펠라리 추기경이 제254대 교황으로 선출됐습니다. 그는 이탈리아 베네치아 무라노 섬에 있는 까말돌리회 성 미카엘 수도원 출신 수도자였습니다. 그는 수도회 출신이며 유럽 선교에 헌신했던 그레고리오 대교황을 본받고자 자신을 ‘그레고리오 16세’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그레고리오 16세(재위 1831~1846년) 교황은 사도좌에 오른 즉시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선교 보호권이 아닌 교황청 관할 아래 해외 선교 활동을 추진했습니다. 교황은 아시아와 아메리카 대륙에 70개의 새 대목구를 설정하고 200여 명의 대목구장 주교를 임명, 파견해 해외 선교지를 교황청 포교성성이 직접 관할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했습니다. 아울러 포교성성 장관이었던 그는 조선 선교지의 현 상황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또 조선 교우들이 얼마나 사제 영입을 갈망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었습니다.

교황은 조선 선교지 관할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1831년 7월 4일 포교성성 추기경 회의를 열었습니다. 추기경들이 이 회의에서 최종 의결한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조선 선교를 자원한 브뤼기에르 주교의 조선 파견을 지지하며 그 지원을 허락한다. 그리고 주교의 조선 입국에 앞서 먼저 중국인 여(항덕) 파치피코 신부를 입국시켜 그로 하여금 주교의 입국을 준비하고 추진하도록 한다. 둘째, 조선을 북경 주교에서 독립된 대목구로 설정한다. 단, 북경으로부터 완전한 독립은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에 입국한 이후’로 한다. 셋째, 새로 설정되는 조선대목구를 파리외방전교회에 위임할 것인가 아니면 포교성성이 직접 관할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브뤼기에르 주교가 조선에 입국하고 또 그 체류가 충분히 보장될 때까지’ 그 결정을 연기한다.

포교성성 추기경 회의의 결정은 조선대목구의 운명이 온전히 저 브뤼기에르에게 달려 있음을 명확하게 보여줬습니다. 제가 조선 입국에 성공하느냐 하지 못하느냐가 조선대목구의 독립과 지속적인 선교사 파견을 보장하는 보증서였습니다.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은 포교성성 추기경 회의 결과를 받아들여 1831년 9월 9일 성모님께 처음으로 봉헌된 성당인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조선대목구 설정과 초대 조선대목구장으로 브뤼기에르 주교를 임명한다는 두 개의 소칙서를 반포했습니다.

리길재 선임기자 teotokos@cpbc.co.kr



▨ 조선대목구 설정 칙서
조선대목구 설정 소칙서. 1831년 9월 9일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조선대목구를 설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일을 길이 기억하기 위하여,

1. 하느님의 높으신 섭리로 저의 어깨에 짊어진 사도직의 의무로 주님의 모든 양 떼의 책임을 맡고 있는 저는, 보편 교회의 중심인 이 사도좌에서 멀리 떨어진 지역에 살고 있는 양들을 특별히 더 부지런히 보살펴, 영원한 목자가 재림하실 때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할 것처럼, 사도적 보살핌으로 그 양들이 참우리 안에 들어 천상 양식을 먹으러 오라고 불리고, 거기까지 복되이 인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 특히 사도좌 선교사들이 언젠가는 마침내 조선에 들어가서 그곳에 사는 교우들의 딱한 사정을 도와주고 주님 포도밭의 그쪽 부분을 선교와 성사 집행으로 가꾸게 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이 적지 아니 비치고, 위에서 말한 지역의 주민들이 중국의 다른 지방들과 연락을 취하기가 아주 드물고 또한 지극히 어려운 일이므로, 저는 선교 사업을 주관하는 로마 성교회의 공경하올 추기경 형제들의 권고로 지금 당장 조선 나라를 새로운 대목구로 설정하고, 거기에 북경 주교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대목구장을 세우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3. 그러므로 저는 자진하여, 그리고 확실한 지식과 깊은 고려 끝에 교황의 충만한 직권을 가지고 이 교황 칙서로써 조선 왕국을 지금 당장 새 대목구로 설정하는 바이며, 이 대목구에 북경 주교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대목구장을 세울 것을 선언하는 바입니다. 그리고 중국 각 지방이나 중국에 인접한 지역에 있는 교구장들에게 관례적으로 부여되어 온 특권을 모두 또한 일일이 교황청에서 간택할 이 교구장에게 저의 권한으로 부여하는 바입니다.

4. 이 칙서가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결정적이요 유효하고 효과적인 것이 되고, 그 전적인 효력을 유지할 것을 결정하며, 누구든 어떤 권위로나, 알고 혹은 모르고 이 칙서와 다르게 행하려고 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은 무효하고 쓸데없는 것이 될 것임을 결정하는 바입니다.

5. 이 칙서의 효력은 교황의 규정과 교회법으로, 이 칙서가 정한 바와 반대되는 것의 제약을 받지 않으며, 그밖에 특별하고 명백하게 언급되고 제한되어 마땅한 다른 규정과 벌칙으로도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어부의 반지를 찍어
1831년 본 교황 재위 1년 9월 9일 반포함
국무원장 토마소 베르네티 추기경


 

▨ 초대 조선대목구장 브뤼기에르 주교 임명 칙서
조선대목구장 임명 소칙서. 1831년 9월 9일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그레고리오 16세 교황이 갑사의 주교 브뤼기에르를 조선대목구장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공경하올 형제 갑사 주교 바르톨로메오 브뤼기에르 주교께,

경애하올 형제여, 인사와 교황 축복을 받으시오.

하늘에서 저에게 맡겨진 목자의 직분은 저로 하여금 무엇보다도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하느님 계명의 길로 인도되고, 또 자기들 영혼의 영원한 구원을 얻는 데 있어 적당한 도움을 받도록, 천국의 도우심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연구를 하여 돌보도록 밀어줍니다.

그러므로 샴교구장인 소조폴리스 주교의 보좌 주교이며 공경하올 형제인 그대가 조선에 들어가 조선의 신입 교우들의 일을 맡아볼 수 있도록 해달라고 청했을 때, 저는 조선 교우들의 궁핍한 사정을 고려하고 또한 샴교구장은 자기 보좌 주교로 삼을 만한 적당한 신부를 따로 구하기가 쉬울 것이라는 이유를 생각한 끝에, 추기경들의 의견에 따라 그대의 청을 너그러이 들어, 아무 지장이 없는 한 새 선교지로 떠나가기를 허락하며, 이 일을 다행히 또한 복되게 끝내도록 저의 이 칙서로써 지금 그대를 저와 교황청의 자의로 조선대목구장으로 선택하고 임명하고 정하여 중국 지방과 중국에 인접한 지역에 관례적으로 부여되는 모든 특권을 부여하는 바입니다.

다만 이 문제에 관한 포교성성 추기경들의 권위는 언제나 존중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현재와 미래에 있어서 관련이 있거나 관련이 있을 모든 이들에게 개별적으로 명하여, 이 일에 있어서 그대에게 기쁘게 순종하라 했고, 또한 그대가 주는 유익한 교훈과 명령을 겸손되이 받아들이고 효과적으로 이행하도록 힘쓰라고 했습니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불복하는 자들에 대하여 그대가 정당하게 내릴 선고나 벌을 재가할 것이며 주님의 도우심으로 만족할 만큼 어김없이 지켜지도록 하였습니다. 이 칙서의 효력은 제한을 받지 않으며…
 
로마 성모 마리아 대성전에서 어부의 반지를 찍어
1831년 본 교황 재위 1년 9월 9일에 반포함
그레고리오 16세 교황
[ 2024-04-30 오전 9:58:45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