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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쁘다고 숨 안 쉬고 살 수 없듯, 기도도 그렇습니다 | 2024-04-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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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기도를 잘할 수 있을까.’ 이는 신앙인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품는 질문일 것이다. ‘기도할 때 자꾸 분심이 드는데’, ‘묵주기도 할 때 습관적으로 기도문을 외워서’ 등등, 기도를 떠올릴 때 연이어 줄줄이 마음속에 올라오는 고민도 마찬가지다. 저자 인만희 신부(마누엘·글라렛 선교 수도회)는 기도의 형식이나 방법을 알려주기보다는, 이처럼 마음먹은 대로 기도가 되지 않아 끙끙대는 이들을 따뜻이 위로하며 단순 명쾌한 해답을 건넨다. 그는 “기도는 여정이고 여정에는 출발지와 목적지가 있다”고 말한다. 출발지는 나의 목마름이고, 목적지는 하느님이다. 그리고 기도하고자 하는 마음이 생겼다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느님께서 당신 마음에 이미 들어오기 시작하셨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분심이 들 때는 어떻게 할까. “우리가 생각하는 큰 분심 마저도 기도의 대상”이라는 저자는 “기도가 하느님과의 대화라면 큰 분심도 대화의 주제로 가져와 주님 앞에 봉헌하고, 주님과 상의하라”고 조언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일선에서 피정 지도를 해온 경험과 깊은 기도 생활로 얻은 영적 통찰을 바탕삼아 기도에 관한 질문과 고민을 풀어준다. ‘바쁘다’는 말이 일상에서 떠나지 않는 우리는 ‘기도도 바빠서 못했다’고 자주 이야기하곤 한다. 이에 대해서는 “기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의 말”이라고 지적한 저자는 “기도는 여유가 있을 때 하는 일이 아니라, 매끼 밥을 먹는 일 또는 매 순간 숨을 쉬는 일과도 같다고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시간이 없어서 아예 밥을 먹지 않거나 바빠서 숨을 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53쪽) 또 “고해소는 세탁실이 아니라 하느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의 장소”라고 강조한 저자는 “죄의식이란 그동안 저질렀던 잘못을 기억하는 것이라기보다, 하느님의 사랑을 알게 된 사람의 마음 상태를 말한다”고 전한다. 무엇보다 강조되는 것은 ‘자기 자신만의 기도를 찾으려면 먼저 하느님과 사랑에 빠져야 한다’는 것이다. 책은 우리들이 어떻게 하면 그분과 사랑에 빠질 수 있는지, 또 기도를 자칫 의무나 ‘일’로 여기지 않도록 도와준다. 3부로 나뉜 책은 1부에서 ‘나에게 맞는 기도 방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와 ‘기도를 자꾸 미루고 싶어져요’ 등 기도에 대한 기본적인 고민을 다룬다. 2부에서는 묵주기도, 미사, 고해성사, 성체조배 등 기도 생활 안에서 부딪히는 궁금증을 나눈다. 3부는 사람들에게서 받은 상처, 외로움 등 삶의 전반에서 느끼는 물음에 대한 답변들이다. 던져지는 질문들이 친근해서, 마치 면담 사제와 마주 앉아 내 고민을 털어놓는 것 같다. 기도와 신앙생활의 쇄신을 소망하는 이에게 좋은 안내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늘 하느님 앞에 있습니다. 기도하는 사람은 더욱 그렇습니다. 그는 늘 하느님이 자기를 바라보고 계심을 압니다.”(161쪽)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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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19 오후 3:08:25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