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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돕는 청년들, “힘들어도 사랑 실천 뿌듯해요” 2024-04-19


“매년 인원이 줄면서 활동이 어렵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통받는 이웃에게 따뜻함을 안겨줄 수 있다면 못 할 게 없다고 생각해요.”


유입 청년 부족, 결혼·출산 등으로 인한 인원 유출…. 여느 청년 단체가 그렇듯 서울 수유동본당 청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회장 윤강식 베드로·지도 신웅 바오로 신부, 이하 청년빈첸시오)도 코로나19 이후 운영난을 겪고 있다. 8명뿐인 활동 회원은 그럼에도 지난해 11월 25일, 추위에 떠는 상계동 달동네 이웃을 위해 직접 구매한 연탄 1000장을 다른 단체 청년들의 동참으로 집집마다 배달했다.


본당 청년빈첸시오는 소외된 이웃을 위해 청년들만이 할 수 있는 헌신을 펼치고자 20여 년 전 결성됐다. 연탄 봉사 외에도 거동이 불편한 신자들을 위한 교중미사 전후 차량 지원, 자모회와 함께 김치를 담가 독거 신자들에게 배달하는 김장 봉사 등 많은 활동을 펼쳐왔다.


코로나19 이후 인원이 10명 아래로 줄어 다른 활동은 중단이 불가피했다. 그러나 연탄 봉사만큼은 놓지 않고 있다. 한 장 3.5㎏ 남짓한 무거운 연탄을 한 사람당 수십 개씩 운반하는 헌신은 한창 생기 넘치는 청년들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봉사기 때문이다.


“옮길 때는 조금 힘들지만, 다 같이 ‘으쌰으쌰’ 웃으면서 힘을 내는 청년만의 활력이 있답니다.”


연탄을 살 기금도 땀 흘려 마련했다. 지난해 봄에는 본당 신자들에게 물품 기부를 받아 성당 마당 한편에서 바자회를 펼쳤다. 저녁 미사 후 열었던 일일 주점은 서빙과 주문, 계산, 음식 만들기, 주방 및 홀 세팅 등 8명 인원으로는 감당하기 빠듯한 큰 노력이 들었다.


여느 청년들처럼 회원들도 직장, 학업 등 사정으로 여유가 없고 몸도 마음도 지칠 때가 많지만, 위로가 필요한 이를 외면하지 않는 그리스도를 따르고 있다. 겨울이면 당연한 듯 보일러를 켜는 시대, 말 못 할 사정으로 추위에 무방비하게 놓인 이들을 직접 목격해 왔기 때문이다. “우리가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들이 누군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다”는 안타까운 마음이다.


회원들이 베푼 위로는 다시 회원들에게 돌아와 삶의 원동력이 된다. 이루나(엘리사벳·22) 회원은 “각자 살아가기 바쁜 현실이지만, 사회는 아직 따뜻한 사람이 많다는 것, 나도 누군가와 웃음과 고마움을 주고받을 수 있는 존재라는 걸 생각하게 되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긍정적이 된 것을 실감한다”고 말했다.


윤강식 회장은 “우리가 베푼다고 생각했던 사랑이 오히려 우리를 위로하고 있음을 체험하기에 연탄 봉사 외 다양한 활동을 다시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어 “힘든 시기를 겪어야 하는 청년 누구나 청년빈첸시오 활동에 동참하며 조금이나마 주님 안에서 위로받길 바란다”고 전했다.


※ 2024 청년빈첸시오 카카오톡 오픈채팅 링크(https://open.kakao.com/o/sYCVBf3f)


박주헌 기자 ogoya@catimes.kr
[가톨릭신문 2024-04-19 오후 3:07:53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