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자 수녀(오른쪽)가 마지드씨의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야, 이 XX야, 더 빨리 못해?”

마지드(가명, 파키스탄)씨의 하루는 한국인 작업반장의 욕설과 함께 시작됐다. 한 사람이 1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30분 만에 끝내라는 것이 막말의 이유였다. ‘왜 욕설을 하느냐’고 말하는 순간, 작업반장은 어김없이 마지드씨에게 골프채를 휘둘렀다. “하루는 골프채를 손으로 막다가 손바닥이 찢어졌어요. 사장님한테 말했지만, 사장님은 작업반장에게 ‘하지 말라’는 말밖에 하지 않았어요.” 6년 전 가족 생계를 위해 한국에 온 마지드씨의 코리안 드림은 그렇게 산산조각 났다.

마지드씨는 2018년 7월 E-9비자(외국인 근로자 체류자격 비자)로 한국에 왔다.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 13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다. 그는 김포에 있는 공장에서 일했다. 하지만 작업반장의 욕설과 무차별 폭행이 이어졌다. 그러기를 8개월. 작업반장의 폭행은 날이 갈수록 심해졌고, 이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이직한 공장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곳 작업반장도 폭행은 없었지만 수시로 폭언을 퍼부었다. 더 이상 일을 지속할 수 없었다. 마지드씨는 결국 2019년 8월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6년이 된 지금 그는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한국에 머물고 있다.

일하는 동안 욕설과 폭행에 시달려서일까. 일을 관둔 뒤 그의 건강은 급격히 악화했다. 원인 모를 복통이 수시로 찾아왔고, 혈변까지 보기 시작했다. 병원에서 궤양성 대장염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불법체류자 신분에 소득도 없어 치료받기는 불가능했다. 그는 안산빈센트의원 문을 두드렸다. 안산빈센트의원은 큰 병원에서 의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그가 성빈센트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마지드씨는 궤양성 대장염약을 평생 먹게 됐다. 약을 먹지 않으면 대장암으로 번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3개월에 50만 원이 넘는 약값은 큰 부담이다. 그동안 인력사무소를 통해 일당을 받고 가끔 일해왔지만, 최근 4개월은 그마저도 끊겼다. 불법체류자 신분 탓에 일을 찾아다닐 수도 없다.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에게 보내던 생계비는 물론이고, 동료 외국인과 함께 사는 원룸 월세도 내지 못하고 있다. 동료 외국인들에게 조금씩 도움받고 있지만, 언제까지나 손을 벌릴 수도 없다. 약값은 다행히 안산빈센트의원에서 지원받고 있지만, 언제까지 지원받을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1년만 일하고 파키스탄에 가고 싶어요. 하지만 일이 없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겨울까지 일을 못 구하면 파키스탄에 가야 할 것 같아요.”

마지드씨는 안산빈센트의원을 찾아 양수자 수녀를 만난 뒤 이런 메시지를 보냈다. ‘나를 중앙에 놓지 마세요.’ 한국어가 서툰 그가 양 수녀에게 보낸 메시지는 자신을 홀로 내버려두지 말아 달라는 간절한 바람이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 양수자 수녀(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 안산빈센트의원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만, 불법체류자 신분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한국에서 치료받기에 어려움이 큽니다.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기도가 절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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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드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4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