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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안락사·젠더 이론 등 인간 존엄에 대한 공격에 ‘경종’ | 2024-04-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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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존재 자체로 지니고 있는 존엄성이 충분히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교황청 신앙교리부(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가 8일 공개한 선언 「무한한 존엄성」(Dignitas infinita)은 인간의 ‘존재론적 존엄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현 시대에 만연한 ‘인간 존엄성 침해 문제’에 경종을 울리기 위해 만들어진 문헌이다. 교회 가르침에서 인간은 ‘하느님의 모상’으로 창조되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받았기에 그 존재 자체로 존중받아야 하지만, 이 같은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 세상에 다시금 그 가치를 전하고자 한 것이다. 이러한 취지는 교황청이 8일 교황청 공보실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잘 드러난다. 교황청 신앙교리부 장관 빅토르 마누엘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기자회견에서 선언을 발표하게 된 배경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직면한 큰 문제, 특히 인간 존엄성에 대한 공격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마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을 성찰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 것"이라고 답했다. 존엄성 침해 사례 구제적 제시 교황청은 이번 선언에서 다양한 존엄성 침해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가운데에는 전쟁과 빈곤·살인·사형·인신매매·성적 학대 등 ‘오래전부터’ 인류를 괴롭혀온 문제도 포함돼 있다. 교황청은 이중 낙태와 대리모 행위, 안락사와 조력 자살, 젠더 이론, 디지털 폭력 등 최근에 주목 받는 문제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상당한 분량을 할애했다. 지구촌 각지의 전쟁 상황과 함께 유럽 사회에 퍼지고 있는 낙태권 확대 여파 등도 이번 선언 발표에 적잖은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페르난데스 추기경은 “낙태와 젠더 이론·안락사 등은 기본적으로 인간이 ‘전능’하며 자신의 지성과 의지만으로 현실을 새롭게 창조할 수 있다고 믿는 경향이 바닥에 깔려 있다”면서 “이번 선언을 통해 신앙과 인간 존엄성 존중이 분리할 수 없다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전했다. 「무한한 존엄성」은 “전쟁·불평등 확산 등은 여전히 인간 존엄성을 침해하는 가장 큰 위협 요인”이라는 점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선언은 “우리는 소비주의 확산 속에 물질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이루고 있지만, 그 속에서 비인간적인 박탈 상황이 함께 이뤄지고 있다는 데에 주목해야 한다”면서 “정도는 다르지만, 우리 모두 이러한 극심한 불평등에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선언은 또 “모든 전쟁은 창조주의 형상으로 창조된 신성한 존재인 인간의 생명을 앗아가는, 그 자체로 인간 존엄성을 위배하는 행동”이라며 “전쟁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으며 오히려 문제를 증가시키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자유와 신앙의 관계 선언은 또 “자유와 신앙이 별개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도 전했다. 인간이 누리고 있는 자유 역시 ‘하느님께서 주신 놀라운 선물’이라는 것이다. 그 근거로 인류가 인종 차별과 노예 제도 폐지, 여성과 아동·환자·장애인의 소외를 근절하려는 노력 등 인간 존엄성 존중을 향한 사회 노력에 교회가 함께해왔다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이어 “우리는 선을 지향하지만, 우리의 자유 의지는 종종 선보다 악을 선호하기도 한다"고 우려하면서 “하느님과 그분의 도움에서 멀어짐으로써 우리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고 덧붙였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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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4-04-17 오전 8:12:06 일 발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