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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김대건과 최양업 신부의 동행 / 윤여환 2024-04-09

 

2021년 유네스코 세계 기념인물로 선정된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2021년 1월 1일자 가톨릭신문 신년호 1면에 성체의 빛을 받으며 걷는 성 김대건(안드레아) 신부와 가경자 최양업(토마스) 신부를 그린 ‘아름다운 동행’ 작품을 제작했다.

 

 

이 작품은 하늘에 계신 성체의 빛을 받으며 솔뫼성지를 걷고 있는 성 김대건 신부님과 최양업 신부님이 함께 서 있는 모습으로 설정했는데, 그것은 두 분이 친척이면서 동년배이시고, 마카오로 건너가 함께 신학 수업을 받으셨던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 두 분이 이 땅에 신앙의 뿌리를 내리기 위해 끊임없이 발걸음을 옮기고, 주님께 다가가고자 했던 그 시절 신앙의 열정을 최대한 담아내 보려고 하였다.

 

 

그리고 화면 양 옆으로는 신부들이 뿌린 신앙의 씨앗으로 굳건하게 자리매김한 한국교회를 상징하는 명동성당과 나바위성당을 배치하여 거룩한 분위기를 고취시키려고 노력했다.

 

 

성 김대건 신부님은 한국천주교회 첫 사제이면서 성인이시기 때문에 후광을 넣었고 사제복식을 따랐다. 최양업 신부님은 12년 동안 전국에 흩어져 있는 교우촌 신자들을 위한 사목과 전교활동을 하시다가 순직하신 분이시다. 그래서 지팡이와 짚신을 신고 있는 복식으로 표현했다.

 

 

또한 대전가톨릭대 학생 자치회는 그 당시 학생들의 뜻을 모아 교내에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그림을 걸자고 뜻을 모으고 학교의 허락을 받았다. 이어 두 신부의 모습이 담긴 작품들을 수소문하고 선별해 재학생 모두에게 의견을 물었고, 내가 제작한 ‘아름다운 동행’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이 그림을 가로 120㎝, 세로 105㎝ 크기 액자로 제작하여 4월 19일에 성당으로 가는 복도에 걸어 하루에도 여러 번 성당으로 들고 나는 신학생들이 바라볼 수 있도록 했다. 학생회장 이재홍(미카엘) 부제는 “사제직을 향해 가는 우리 신학생들이 두 분 선배 신부님들의 신앙과 정신을 항상 되새기고 참 사제가 되기를 다짐하자는 뜻”이라고 말했다.

 

 

김 신부는 충청 솔뫼에서 태어나 서울 한강변 새남터에서 순교할 때까지 25년을 살았다. 1845년 한국 최초로 사제 서품을 받고 그 이듬해 처형됐다. 지극히 짧은 삶이었으나 한국 천주교의 불꽃을 일으킨 선각자로서의 울림은 길게 이어지고 있다. 교황청은 지난 1925년 김 신부를 복자로, 1984년 성인으로 선포했다. 유네스코는 2019년 총회를 통해 김 신부의 탄생 200주년을 기리며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한 것이다.

 

 

충청 다락골에서 태어난 최양업 신부는 15세 때 프랑스 모방 신부에 의해 김대건, 최방제 등과 함께 한국 첫 신학생으로 선발됐다. 유학길에 올라 마카오에서 신학을 공부했으며, 1849년 사제 서품을 받고 두 번째 한국인 신부가 됐다. 라틴어로 된 교리를 우리말로 번역해 박해를 피해서 산골 곳곳에 숨어 있던 천주교인들에게 전했다. 당시 조선 사회에서 많이 불리던 가사양식을 활용해 ‘천주가사’를 창작하는 업적을 남기기도 했다.

 

 

최 신부는 사목 활동 중 과로와 장티푸스로 선종했다. 1984년 한국 성인 시성식 때 명단에 들지 못했으나, 이후 주교회의는 최 신부의 시복시성을 추진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16년 최 신부를 가경자로 선포했다.

 

 

오늘날 한국 가톨릭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제도가 김대건 성인과 최양업 신부님의 순교 영성에 누가 되지 않게 되기를 빌며, 순교정신을 본받아 자아성찰과 묵상의 시간을 가졌으면 한다.

 

 

 

 

 

글 _ 윤여환 요한 사도(충남대 회화과 명예교수)

 

[가톨릭신문 2024-04-09 오전 11:45:38 일 발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