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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평화나눔연구소장 정수용 신부 | 2024-04-0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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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을 간직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시대의 어둠 속에서 우리는 빛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평화나눔연구소는 더 많은 사람들이 평화에 대한 희망을 간직할 수 있도록 함께 걸어갈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를 희망하며 2015년 문을 연 평화나눔연구소. 9년차에 접어든 연구소는 한반도 관계가 좋을 때나 나쁠 때나 평화를 염원하며 한 길을 걸어왔다.
지난 3월 15일 5기 연구위원회 출범과 함께 평신도가 맡았던 소장 자리에 사제로서 처음 임명된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 부위원장 정수용(이냐시오) 신부는 “교구 민족화해위원회와 연구소의 긴밀한 연결을 통해 화해로 나아갈 수 있는 구체적인 일들을 고민하고 함께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관계 안에서 북한문제를 다각도로 살펴봤던 연구소는 올해 새롭게 꾸려진 연구위원들과 함께 ‘북한사회’에 집중할 예정이다. 정치적인 대립에만 몰입된 남북관계를 풀어낼 수 있는 실마리를 우리 안에서 찾고자 했기 때문이다.
“최근 중고등학생 통일 인식조사에서 불필요하다는 응답 비율이 점점 높아져, 2023년에 39%에 달한다는 뉴스를 봤습니다. 한반도 문제가 점점 더 이분법적이고 적대적인 관계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죠. 우리는 북한에 대한 군사적 충돌 이슈만 접했을 뿐, 북한 사람들의 현재 실상은 알지 못합니다. 서로를 모르기 때문에 단편적인 사건이 전부라고 생각하고 적대감만 남게 되는 것이죠.”
북한 사람들이 어떤 고민을 하고, 그들이 좋아하는 노래와 패션은 무엇이고, 경제적 상황이 어떤지 아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같은 민족으로서 그들을 ‘이해’할 수 있다.
정 신부는 “북한을 온전히 이해해야 화해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평화나눔연구소는 올해 평화학, 북한학 등을 전공한 5기 연구위원들과 함께 북한 실상 등 한반도 내부 문제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북활동에 있어 국가가 북한 체제에 집중한다면, 교회는 북한 사람들을 바라본다. 각자 분야의 존중과 균형이 필요하지만, 한쪽으로 기울어진 저울은 용서와 화해의 가치를 잊게 만들었다.
“북한과 관련된 활동이 관 중심으로 진행되다 보니 남북관계가 안 좋을 때는 민간단체의 활동이 제한될 수밖에 없습니다. 화해를 위해 교회가 오랫동안 해온 노력도 한순간 물거품이 돼버리는 것이죠. 정치적 충돌이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한반도 평화에 대해서는 특정 정권이나 정당의 입장에 휘둘리지 않고 대의를 모아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합니다.”
점점 더 요원해 보이는 한반도 평화의 길.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작은 희망의 씨앗은 현실에서 평화라는 열매를 맺게 하는 힘이 될 수 있다. 평화나눔연구소는 사람들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희망의 씨앗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자 한다. 그리스도인의 사명은 용서와 사랑의 실천이기 때문이다.
“역사적으로 절망적이었던 순간, 희망을 간직한 사람들이 노력을 멈추지 않았기에 우리는 더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남북관계가 안 좋은 지금, 평화나눔연구소는 더욱 열심히 용서와 일치를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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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4-04-09 오전 11:45:37 일 발행 ] |